종방 '에덴', 출생비밀 좀더 빨리 밝혀졌더라면②

[★리포트]

김겨울 기자 / 입력 : 2009.03.1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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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창사특집드라마 '에덴의 동쪽'이 7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송승헌, 연정훈, 유동근, 이미숙, 박해진, 한지혜 등 화려한 캐스팅과 250억 규모의 제작비로 '에덴의 동쪽'은 방송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전문직 드라마와 사극이 대세인 가운데 한국 현대사를 조명한 시대극은 'SBS '모래시계'가 되돌아오는 것이 아니냐'며 기대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극 초반 홍콩 마카오에서 벌어졌던 해외 로케신이나 시대의 아픔을 어우르는 다양한 역할과 주제는 연령대가 높은 시청자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드라마가 종영한 이 때 어색한 신파조 대사로 인한 신세대 스타들의 연기력 논란, 홀로 아들 둘을 키워내는 불굴의 어머니, 서울대 법대 수석 출신의 자수성가한 검사, 조직 폭력배로 집안을 지켜내는 맏아들 등 진부한 캐릭터, 용두사미식 줄거리로 시대를 역행한다는 혹평이 난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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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생의 비밀이 좀 더 빨리 밝혀졌다면..


'에덴의 동쪽'의 한 제작진에 따르면 원래 두 형제가 출생의 비밀이 탄로 나게 되는 시점은 25부를 전후해서다. 제작진은 방송 전 두 형제가 자신의 핏줄을 알게 된 후 캐릭터에 변화가 생기며 더욱 극적인 전개가 펼쳐질 것이며 시청률도 상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30부가 넘어서도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아 극 전개가 지지부진해졌다는 평에 시달려야만 했다. 또한 출생의 비밀이 알려지는 과정에서도 등장인물들이 한 명씩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지루하게 그려져 KBS 2TV '꽃보다 남자'에게 시청률을 뺏기는 불행을 초래했다.

이와 함께 뒤로 갈수록 종방 시점에 맞춰 캐릭터 변화 과정을 급하게 그리며 이동욱(연정훈)이 캐릭터 갈등을 갖다가 고뇌하고 가족과 화해하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놓쳤다.

◆ 시대극이라고 해서 꼭 올드(old)할 필요가 있었을까?

강원도 합천에 1970년대를 어우르는 서울 소공동과 남영동, 종로 피맛골 등지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오픈세트를 지어 찬사를 받았던 '에덴의 동쪽'. 60억 가까운 오픈세트로 시대극을 실감나게 연출하는 것 까진 좋았다. 하지만 대사까지 꼭 신파조로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연희, 한지혜, 연기 경력 30년인 이미숙조차도 신파조의 대사는 입에 딱딱 붙지 못했다. "난 슬플 때 학 춤을 춰"라는 이연희의 대사는 두고두고 회자되며 패러디 소재로 사용될 정도다. 언어는 시대를 반영한다고 했다. 사극에서도 현대어를 사용하며 시청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변하는 추세에 '에덴의 동쪽'의 신파조 대사 시대를 거스른다며 공감대를 얻는 데 실패했다.

◆ 차라리 100부작이었더라면.. 꼬이고 꼬인 캐릭터 관계

주요인물이 20명이 넘는다. 신태환(조민기)과 엮인 여인만 해도 부인 오윤희(나현히), 배신한 여자 미애(신은정), 첫사랑 제니스(정혜영)까지 세 명이다. 이들 사이에 각각의 이야기가 있고 복수와 애증, 전개에 있어 복잡하게 얽혀있다.

주변 인물들 이야기만 계속 해도 100부작은 훨씬 넘을 수 있는 꼬여있는 관계로 한 제작진은 "1명씩 죽여도 티 안 난다"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실제로 배우 중 이종원, 데니스 오, 김성겸 등이 잇따라 극 중에서 죽었을 뿐 아니라 주요 배역인 혜린(이다해)이 자진 하차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은 이어졌다. 한 제작진은 "차라리 100부작이었더라면.."라고 푸념했다.

◆ '에덴' 식구들은 모두 출세? 부담스러워

아버지를 여의고 동생의 죄까지 뒤집어쓰고 도망가는 이동철, 그는 마침내 신태환의 회사를 뺏고 카지노 업계의 큰 손으로 등극한다. 그의 동생인 이동욱은 서울대 법대를 수석 졸업하고 특수부 검사가 된다. 그의 어머니 양춘희는 국밥집을 하다가 부동산 재벌이 된다.

가난하고 동욱이만 바로 보던 지고지순한 시골 처녀 지현(한지혜)는 명훈(박해진)과 결혼하고 외국 유학을 다녀오더니 당당한 호텔리어로 거듭난다. 고아 출신의 신태환과 제니스는 불행한 과거를 잊고 재벌 그룹 회장과 국제 로비스트가 된다. 신태환에게 배신당한 간호사 미애는 미국으로 떠나더니 재력가 남편 덕에 재력가가 돼 복수를 꿈꾼다. 이처럼 과도한 성공시대는 부담감만 남겨주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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