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2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축포를 터뜨려야 하지만 '워낭소리' 관계자들은 마냥 웃을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워낭소리'의 불법 동영상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되고 있는 동영상이 실제 극장 상영버전과 다른 초기 버전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더욱 컸다. '워낭소리'는 동영상 불법 유통의 현실을 보여준다.
'워낭소리'의 불법동영상유통은 아직까지 해결되고 있지 않다. 웹하드사 검색 사이트에서 '워낭소리'가 금칙어로 설정되어 있지만 유통을 막는데 역부족이다. 여전히 '잘리기 전에 받으라'는 문구로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다.
'워낭소리'제작사 느림보의 고영재 대표는 불법 다운로드 현실에 관해 지난 2일 '참담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고 대표는 "공유하는 하나 하나의 사이트에 연락을 해보아도, 참 어이없는 답변들뿐이다"며 "저작권과 관련하여, 이러 저러한 서류를 보내달라고. '워낭소리'가 극장상영 되는 것을 모를 리가 없고, 제작자가 내려달라고 해도 서류 핑계만 댄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현실은 영화 불법 유통 단속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게 신속한 대처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현재 '워낭소리'의 최초 유포자에 관해 강북경찰서에서 수사 중이지만 웹하드사의 늑장 대처로 여전히 수사가 답보 상태다.
지난 9일 강북경찰서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워낭소리' 업로더의 ID IP 열람을 허가 받았지만 웹하드사로부터 이에 대해 답변을 못 받고 있다"고 밝혔다.
법적으로 열람을 허가 받았지만 이를 촉구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법적으로 언제까지 제출해야 된다는 규정이 있지는 않다"며 "빠른 수사 진행을 위해 자료 제출을 촉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제 '워낭소리'의 불법 유통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영화인협의회(이하 '영화인협의회') 등이 적극 나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워낭소리'의 불법복제물의 온오프라인 유통을 막기 위해 저작권보호센터를 통해 150개의 온라인서비스 제공업체에 유포 방지 협조 공문을 보냈다. 또 특별사법 경찰이 유통을 확대하는 유포자에 대해 수사하기로 했다. 또 영화인협의회는 불법복제 대응을 위해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워낭소리'의 동영상 불법 유통에 관한 대처는 얼마나 빨리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부, 영화계가 불법 다운로드에 이렇게 한 목소리로 근절을 외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웹하드사는 약 150여 곳으로 추정된다. 이중 경찰이 '워낭소리' 최초 유포자 수사를 하는 곳은 8곳이다. 또 영화제작가협회가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 협회와 합법 다운로드 시장을 구축하려고 하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웹하드사들도 다수 있다. 뚜렷하게 정리되지 않은 불법 다운로드 근절 시장 상황에서 '워낭소리'가 민관의 합동 노력을 통해 좋은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