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한류열풍이 도래하나?
3월 한달 동안 일본에 한류스타들이 대거 방문, 언론 매체를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한류 열풍이 절정이던 2006년 이래 이처럼 한류스타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본을 방문, 현지에서 팬미팅을 연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한류에 대한 소비층이 아직도 일본에 두텁다는 반증이며 적절한 콘텐츠가 만들어질 경우 꺼져가던 한류붐이 다시 일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포문을 연 것은 이병헌이다. 이병헌은 지난달 28일 도쿄 요요기경기장에서 팬미팅을 열었다. 2만 2000석이 매진돼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이병헌은 드라마 '아이리스'를 일본 아키타현에서 촬영하기 때문에 현지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장동건 역시 37번째 생일을 맞아 지난 6일 요코하마 퍼시픽 국립대홀에서 5000여 관객을 열광시켰다. '런드리 워리어' 개봉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지 팬들은 여전히 장동건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군입대를 앞둔 조인성은 지난 3일과 5일 오사카와 도쿄에서 7500여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비슷한 또래 중 일본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조인성은 이번 행사를 위해 입대 날짜를 조정할 만큼 관심을 기울였다.
'겨울연가'로 일본에서 지우히메로 불리는 최지우 역시 오랜만에 일본에서 팬들과 만난다. 최지우는 드라마 '스타의 연인' 프로모션 행사를 위해 12일 일본을 방문한다.
떠오르는 한류스타인 소지섭과 강지환도 이달 말께 일본 프로모션을 가질 예정이다. 두 사람은 '영화는 영화다'가 4월 일본에서 개봉하는 것을 앞두고 현지에서 팬들과 만날 계획이다. 소지섭은 현재 드라마 촬영 때문에 일정이 유동적이지만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며, 강지환은 영화 '7급 공무원' 촬영이 끝나는 대로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새신랑 권상우도 일본을 찾는다. 권상우는 이달 29일 오사카홀에서 팬미팅을 연다.
이들 뿐 아니라 새내기 한류스타들도 일본 방문이 대거 예고돼 있다.
영화 '댄서의 순정'으로 일본에 인지도를 높인 박건형은 4월19일 오사카에서, '주몽'으로 한국 사극 열풍을 일으킨 송일국은 4월11일 도쿄에서 각각 첫 팬미팅을 연다. 드라마 '마왕'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주지훈 역시 뮤지컬이 끝나는 대로 일본 팬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 등 F4도 4월16일 일본 팬미팅이 예정됐다.
이처럼 갑작스러울 만큼 한류스타들이 일본을 비슷한 시기에 찾는 것은 현지에서 이들이 여전한 상품성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엔고 현상도 한 몫을 한다는 게 연예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본 팬미팅을 추진 중인 한 관계자는 "엔고로 예전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의 개런티가 보장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중년 여성들이 한류에 주된 관심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주지훈 강지환 등 신세대 배우들을 대상으로 젊은 여성팬들이 생기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현상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류스타들의 이 같은 일본 러시가 한류붐을 재점화하는 데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콘텐츠가 확보됐다기보단 배우 개인에 대한 인기에 아직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한류스타가 대거 출연한 '놈놈놈'이 결국 일본에서 직접 배급 형식으로 개봉되는 현실이 이를 반증한다. 전문가들은 제2의 한류붐을 일으키는 데는 '대장금'처럼 배우 뿐 아니라 한국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