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의 심경을 담았다는 문건이 유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외부에 공개되면서 파장이 크게 번지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분당경찰서는 전 소속사를 압수수색했으며, 16일 오전 수사상황에 대해 중간 브리핑을 가질 예정이다.
과연 장자연 문건과 관련한 3대 미스터리가 경찰 수사로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건, 왜 만들어졌나
고 장자연의 심경을 담았다는 글이 있다는 사실은 고인의 빈소에서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고인과 친분이 두텁다고 주장한 유장호 H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유족에 해당 문서를 보여줬으며, 장자연이 우울증 때문에 자살한 게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이후 유 대표는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와 경찰서에 출두하면서 "공공의 적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문건은 어떤 용도로 만들어진 것일까.
유서인 양 소개된 이 문건은 작성날짜와 주민등록번호, 지장까지 찍혀 있어 법적인 다툼을 예상한 공증 성격을 띤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을 앞둔 고인의 심경을 담았다기보다 다른 용도로 작성된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당초 장자연 소속사에서 일했던 유 대표는 소속사 연예인 두 명과 다른 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 원 소속사 대표 김 모씨와 4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때문에 이 문건 역시 소송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해당 문건이 왜 만들어졌는지를 밝혀야 할 대목이다.
#문건, 유족 반대 불구하고 어떻게 공개됐나
당초 장자연의 유족들은 문건의 공개를 반대해왔다. 친오빠가 언론사에 추측 보도를 자제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냈으며, 친언니는 경찰에 재수사를 중단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고인의 죽음이 이해관계로 자칫 욕보일 수 있다는 뜻 때문이었다.
유장호 대표도 유족의 뜻에 따라 공개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유 대표는 유족과 만난 뒤에도 끊임없이 문건에 심각한 내용이 있다고 주장, 의혹을 증폭했다.
유 대표는 일부 매체에 유서가 공개된 데 대해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경찰에 출두해서도 문건에 담긴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건 공개를 완강히 거부해왔던 유족은 언론에 문건이 공개되자 이왕 공개된 것 진위여부를 밝혀 누가 고인을 괴롭혔는지를 밝혀달라는 입장으로 전환했다. 유족은 자신들이 읽은 문건은 곧장 태웠는데 언론에 공개된 데 대해 누가 과연 어떤 목적으로 이를 알렸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고인의 죽음을 이용해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하는 사람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밝힐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문건에 담긴 내용의 진실 여부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고 장자연 문건에는 술접대, 성상납 의혹, 구타 여부 등이 담겨 있다. 장자연측에 따르면 이 문건에는 장자연 외에 다른 연예인과 관련된 내용도 담겨 있다.
특히 해당 문건에는 방송계와 언론계, 대기업 등의 고위인사가 실명으로 거론돼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소속사를 압수수색해 사실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문건에 담긴 내용의 진위 여부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실명이 거론되는데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2003년에도 성상납과 관련한 수사가 있었지만 흐지부지된 바 있기 때문이다.
소속사 김 대표가 해당 문건이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장자연이 이미 세상을 떠났기에 관련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거론된 인사들의 실명이 공개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경찰이 부담을 갖고 있는 부분이다.
과연 경찰이 문건에 담긴 내용의 진실 여부를 밝힐 수 있을지, 이번 문건 파동에서 가장 관심이 쏠린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