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의 문건을 둘러싸고 유족과 전 매니저 유장호씨, 전 소속사 김모 대표가 엇갈린 행보를 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조사 결과 장자연 문건이 자필로 작성된 게 입증된 가운데 고인의 유족이 전 매니저 유장호씨를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유장호씨는 18일 기자회견을 열며, 김 대표 역시 귀국을 서둘러 경찰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장자연 유족은 유씨를 "성 상납 강요 등 진위를 알 수 없는 내용을 유족의 뜻에 거스르며 언론 등에 공개,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유족은 그동안 유씨가 보유한 문건의 공개를 반대해왔다. 하지만 유씨로부터 건네받은 뒤 불태운 문건이 다음 날 언론에 공개되자 크게 분노,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혐의로 유씨를 고소한 것.
유족은 언론 인터뷰에서 "매니저간의 갈등으로 (장자연이)희생양이 된 것"이라고 밝혔으며, 경찰에도 문건의 작성 목적과 유출 경로를 밝혀 고인의 명예를 회복해달라고 했다. 문건 실체 규명보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고 유출했는지에 더 큰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고인이 사망한 다음날 문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유씨는 18일 오후3시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유씨는 그동안 장자연이 우울증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며 '공공의 적'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또 자신이 문건을 유출한 게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유씨가 장자연 전 소속사 김 대표와 4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며, 장자연 문건 역시 김 대표와 소송을 염두에 두고 작성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해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에 체류 중인 장자연 전 소속사 김 대표는 문건에 담긴 내용이 유씨가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해왔다. 김 대표는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김 대표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할 계획이다. 하지만 범죄인 인도 청구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김 대표가 급거 귀국해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유족과 유씨, 김 대표의 입장이 모두 엇갈리기 때문에 경찰이 실타래를 제대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