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장자연 리스트' 없다" 해명, 의혹만 증폭(종합)

분당(경기)=김건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9.03.1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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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용 분당경찰서 형사과장 ⓒ 홍봉진 기자

경찰이 고 장자연의 심경고백 문건에 언급된 것으로 알려진 '장자연 리스트'에 관해 "없다"고 밝혔지만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19일 탤런트 장자연의 사망경위를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 오지용 형사과장은 "전 매니저 유장호의 진술에 의하면 문건은 총 7매로, 4매는 KBS에서 제출해 경찰이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확보 못한 3매에 소위 리스트라는, 여러 사람이 추측하는 명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장자연 문건'은 자살로 종결된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하게 만들었다. 문건에는 성 상납, 술시중 강요, 폭행 등의 내용이 담겨 자살의 동기가 됐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으로 추측됐다. 또 실명으로 일부 인물들이 거론되어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됐다. 경찰 역시 지난 15일 "일부 관련 인물들의 실명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16일 브리핑에서 "실명이 없다"고 말해 이를 은폐하려는 게 아닌가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오 과장은 "리스트와 실명은 다른 의미로 받아들였다"며 "리스트라는 것은 이름이 나열된 것이라 생각한다. 그 밖에 문장 구성 중에 나온 것은 실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 15일 KBS가 기획사 대표, 방송사 PD 등 유력인사 10여명이 포함되어 있고 2명을 인터뷰해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보지 못해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취재진이 지금의 핵심은 리스트의 여부가 아니라 실명 여부가 아니냐고 다그치자 급히 자리를 떠났다. 결국 경찰의 '장자연 리스트' 해명은 의혹만 증폭시킨 셈이 됐다.

또 경찰은 문건 내용과 관련해 유족들이 4명을 고소한 사건도 수사 중이다. 취재진이 명단도 없으면서 어떻게 고소 사건을 수사 하냐고 묻자 "주변 인물 수사를 통해서 사실을 수집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장자연 등 6명의 통화내역 9만 6000여건을 분석해 고인의 마지막 행적을 쫓고 있다. 현재 고인이 문건을 작성한 2월 28일부터 사망한 3월 7일까지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오 과장은 "휴대폰 통화내역을 비교 분석해 행적과 맞추는 수사를 하고 있다. 오늘은 통신수사 사건 주변인물 조사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