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여욱환 ⓒ사진=이명근 기자 |
"이제 서른, 배우로서 꽃 피워야 할 시기죠.(웃음)"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배우 여욱환(30)의 얼굴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오랜만의 안방극장 컴백에 그는 한층 고무됐다.
아무것도 모르고 모델로 갓 데뷔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시간은 흘러 연예계에 발을 들여 놓은 지 10년이 지났다. 20살, 모델로 시작해 먼 길을 돌아 이곳까지 온 여욱환, 그는 SBS 대하사극 '자명고'(연출 이명우)를 통해 '배우'로 온전히 서고 싶다.
그는 극중 자명(정려원 분)공주를 호위하는 무사 일품을 연기한다. 일품은 자명과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온 사이로, 자명을 사랑하지만 신분차이 때문에 마음 속 감정을 묻고 묵묵히 자명을 지키는 오빠이자 호위무사다. 그야말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줄 캐릭터다.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캐릭터를 꿈꾼다.
"이명우 PD께서 늘 '넌 무조건 멋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다. 일품이의 아픔과 사랑을 잘 표현해서 시청자들도 그를 공감하게 되길 바란다. 다행히 감독님이 무조건 멋있게 만들어주신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최근 여자보다 예쁜 '꽃남'들이 대세가 됐지만, 여욱환은 선이 굵은 남자를 보여줄 계획이다. 일품이 남자 중의 진짜 남자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전작이 영화 '쌍화점'인 탓에 사극 연기도 전혀 낯설지 않다. 오랜만의 복귀지만, 대사가 입에 붙고 연기가 술술이다.
"사극 연기를 했던 탓에 재미있게 촬영한다. 무엇보다 출연 배우들과의 호흡이 좋다. 특히 정려원 씨는 거의 매일 동료들에게 좋은 글을 문자로 보내준다. 그 문자 덕에 하루를 더 알차게 보낼 때가 많다. 문성근 선배님을 비롯한 선배님들에게서도 배울 게 너무 많다."
배우 여욱환 ⓒ사진=이명근 기자 |
연신 칭찬이다. '자명고' 배우들은 어느새 똘똘 뭉쳐 있었다. 50부작으로 호흡이 긴 작품이라 지난 10일 1회가 기록한 시청률 4.1%(TNS 기준)에 좌절하지 않는 이유다.
"드라마가 하루 이틀 만에 끝나는 게 아니지 않나. 50부작이라 걱정 없다. 그만큼 '자명고'란 작품을 신뢰하고 있다. 물론 '꽃보다 남자'가 워낙 대세인 탓에 빨리 끝나기를 기도하고 있다. 하하하."
이어 여욱환은 사담으로 김현중을 만난 사연을 털어놨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다 서로 칭찬해 주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그때 갑자기 김현중 씨가 나타났다. 진짜 얼굴도 작고 잘 생겨서 친구들이 '저게 바로 꽃미남이구나'라고 말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는 요즘 '꽃보다 남자'가 대세임을 인정했다. 다만 '자명고'는 분명 많은 시청자들이 좋아할 매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자명고'는 굉장히 색채가 강하고 액션도 화려한 스타일리시한 작품이다. 기존 어떤 사극과 '자명고'의 차이점이다. 분명 한 두 번만 보시면 그 매력에 빠지게 될 거다."
더불어 여욱환은 '자명고'를 통해 자신은 물론 많은 배우들이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문성근 선생님처럼 연기 잘하는 분이 연기력 논란이라니 말이 안 된다. '자명고' 팀에서는 전혀 걱정 안하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연기 스타일로 재평가 받으시는 계기가 될 거다. 선배님 뿐 아니라 나 역시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다. 여욱환이란 배우에게 날개를 달아줄 작품이 되길, 이제 서른인데 배우인생 제대로 꽃 피워보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