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과 관련된 문건을 놓고 연일 언론사간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이른바 '장자연 문건'을 최초 보도한 KBS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유명 인사들을 집중 취재했고, MBC 등 다른 방송사와 신문사들은 KBS의 문건 입수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장자연 리스트에 모 일간지 유력인사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방송사와 신문사간 감정대립 싸움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최근 이슈가 됐던 신문·방송겸영 전면확대를 포함한 방송법 개정안과 관련, 서로 물어뜯기를 일삼던 양 진영에 좋은 먹잇감이 된 것 같다.
실제 지난 19일 KBS 뉴스9와 MBC 뉴스데스크 등 방송3사 뉴스는 리스트에 거론된 인사가 누구고 경찰은 왜 이 인사에 대해 조사를 안 하고 있는지를 다뤘다. 일부 방송은 '유력 일간지 대표'가 리스트에 올랐다는 사실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신문들은 공개된 문건의 진위여부 등 KBS의 보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괴소문이 퍼지는데 경찰 수사는 미적이고 있다며 문건을 입수한 KBS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이번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 장자연이 왜 자살을 택할 수밖에 없었고, 이번 사건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다루기보다 자사 이익을 위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는 것.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본질은 외면당한 채 의혹만 더 커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수많은 네티즌들은 다음 아고라 온라인 이슈 청원방에 '장자연 사건을 제대로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필명 외로운 나그네는 "장자연 사건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 사건 확실히 파헤쳐야 한다"며 "억울하게 죽은 그들을 생각해서라도 흐지부지 끝나면 안된다"고 피력했다.
한 네티즌은 "이번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신문과 방송의 보도행태를 보면 더욱 헷갈리기만 한다"며 "갈수록 의혹들이 풀리는 게 아니라 자고나면 또 하나의 의혹이 생기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