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쯔이 "전도연 칸 여우주연상에 감동"(인터뷰)

"한국에 오면 일단 삼계탕을 먹어야죠. 올 때마다 제일 먼저 삼계탕을 먹어요."

배우 장쯔이는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2006년 이후 3년만의 방한이지만, 그녀의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25일 개나리색 원피스를 입고 인터뷰 장소인 소공동 롯데호텔을 찾은 그녀에게선 봄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다.


배우 장쯔이는 그 사이에도 성장을 거듭했다. 그녀는 더 이상 10년 전 '집으로 가는 길'에서 청초한 매력을 뽐냈던 신인 스타가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 '게이샤의 추억'으로 국제적인 지명도를 얻었고, 중국의 세계적 거장과의 작업을 계속해 왔다.

이번에는 '패왕별희'로 잘 알려진 중국의 거장 첸카이거와 호흡을 맞췄다. '패왕별희'의 모델이 됐던 중국의 천재 경극배우 매란방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매란방'을 통해서다. 영화에서는 매란방의 연인이자 스스로도 경극 배우였던 맹소동 역을 맡았다. 장쯔이는 "훌륭한 감독님과 일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다"며 "결과물이 잘 나와 더욱 만족스럽다"고 웃음을 지었다.

"영화를 찍기 전 2달간 선생님 3명에게 경극을 배웠는데, 처음엔 굽 높이가 엄청난 신발을 시는 것조차 힘들었다. 신고 천천히 걷는 연습을 하는 데만 20일이 걸렸다. 관객들은 잠깐 지나칠지 몰라도 수염을 걸고 떼고 만지는 방법조차도 긴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배웠다. 밤을 새야 할 정도다. 그러나 2달이란 시간이 흘렀을 땐 자연스럽게 손이 수염을 만진다. 그 과정 자체가 몹시 보람됐다."


최근 장쯔이는 이스라엘 사업가와의 약혼, 해변 데이트 사진 등으로 가십을 달구기도 했다. 장쯔이는 "사생활에 대한 답변은 사절하겠다"며 조심스러워 했지만 사랑에 열정적인 여자의 면모는 결코 감추지 않았다. 그녀는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여명이 '사랑보다는 일을 택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당신 부인이면 당장 끝내겠다'라고 말하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야 한다면? 진짜 그 분을 사랑한다면 나는 잠시 그분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 것이다(웃음). 현대 여성이라면 자신의 것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그렇게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

발랄한 그녀는 인터뷰 도중 점심으로 뭘 드실 계획이냐며 질문을 해왔다. 장쯔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삼계탕이다. 한국에 올 때마다 꼭 빼놓지 않고 먹는 음식이다. 장쯔이는 이번 방한에도 삼계탕을 먹었다며 "지금 중국에 한국 음식이 크게 유행인데, 베이징에도 맛있는 한국 음식점이 무척 많다"고 말했다.

세계 거장들과 여러 번 작업해 온 장쯔이는 한국 감독 중에서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과 꼭 작업을 해보고 싶다며 "한국말을 못 하니 말못하는 역할을 주시면 꼭 맡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중국과 오랜 교류를 나누며 그 문화를 가깝게 받아들이는 한국 관객에 대한 고마움과 세계에서 활약중인 한국 등 아시아 영화인에 대한 자부심도 함께 드러냈다.

"2007년 칸 영화제에서 전도연씨가 여우주연상을 받을 때 현장에 있었다. 너무나 기뻤다.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너무 감동적이었고 행복했다. 최근 오스카에서도 일본영화가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타지 않았나. 유럽 등에 못잖게 아시아에도 이렇게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데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자랑스럽고 또 감동적이다. 자부심이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