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가요계, 트로트도 '원 플러스 원'

김지연 기자 / 입력 : 2009.04.0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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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사면 하나를 덤으로 얹어준다'는 이른바 불황 마케팅이 속속 부활하고 있다. 요즘 동네마트 어디를 가도 1+1이 대세다.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제 불황에 지갑을 닫아버린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다.

가요계도 이곳만큼은 불황이 피해갈 것이라 여겨졌던 트로트계에서도 1+1 바람이 불고 있다. 물론 똑같은 상품을 덤으로 얹어 주는 것과는 사뭇 다른 개념이지만,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가수와 한때 우리 가요계를 이끈 가요계 대선배가 만나, 듣는 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조합은 34세라는 나이차를 극복하고 듀엣 곡을 낸 트로트계의 거장 남진과 장윤정의 만남이다. 두 사람은 지난 3월30일 신구간 벽을 허물고 트로트 곡 '당신이 좋아'를 발표했다.

'당신이 좋아'는 정통 트로트 스타일을 표방한 노래로 남진의 '님과 함께', 주현미의 '신사동 그 사람' '비 내리는 영동교' 등을 만든 트로트계의 유명 작곡가 남국인 씨가 곡을, 그의 부인이자 작사가인 정은이 씨가 작사했다.

장윤정 측근에 따르면 이번 만남은 남진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이 관계자는 "남진 씨가 '요즘 우리세대들이 들을 노래가 별로 없다. 우리 세대를 위한 노래를 장윤정과 함께 불러보고 싶다'며 듀엣을 제안해 왔다"며 "이에 장윤정도 흔쾌히 승낙해 작업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특히 남진은 자신의 히트곡 '님과 함께'를 만든 유명 작곡가 남국인 씨에게 직접 곡을 의뢰할 정도로 이번 작업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두 사람에 앞서 올 상반기 가요 및 방송가를 휩쓴 걸그룹 소녀시대의 막내 서현도 '트로트의 여왕' 주현미와 트로트곡 ''짜라자짜'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30년 세월을 뛰어넘어 가요계 선후배의 아름다운 만남이었다. 서현 측 관계자는 "서현이 30살이나 나이 차가 나고, 가요계에서 한 획을 그은 대선배와 함께 노래 부르게 된 점에 대해 무척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선 두 경우처럼 듀엣곡을 발표한 것은 아니나 성진우와 태진아 조합도 음악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10년 전 "다른 음악을 해보고 싶다"며 진아기획(대표 태진아)을 나왔던 성진우는 내는 음반들의 실패로 숱한 방황 끝에 태진아에게 돌아와, 트로트 음반으로 재기에 나섰다.

최근 6집을 발표한 그는, 트로트계에서 잔뼈가 굵은 태진아 조언대로 트로트곡 '딱이야'를 들고 돌아왔다. 오랜 고생 끝에 돌아왔기 때문인지 성진우는 앞에서 끌어주는 태진아의 이끎대로 열심히, 옛 그 명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 음반 제작자는 "적잖은 제작자들이 불황기에는 그나마 그 여파가 미치지 않는 트로트에 눈을 돌린다"며 "또 신구 가수의 조합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노래를 알리는데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의 신구가수들이 트로트로 뭉치는 것을 보면 긍정적인 효과도 크다고 본다"며 "젊은 세대들에게 트로트 음악의 매력을 알게 한다는 점에서 어른들의 장르라고만 인식됐던 트로트 음악의 저변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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