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란 ⓒ홍봉진 기자 |
KBS 2TV '1박2일'이 웃자고 시작하면 죽자고 달려든다고 했던가. 죽자고는 아니지만 가볍게 시작한 볼링 인터뷰가 즉석 볼링 강좌가 벌어질 만큼 몰입하는 상황이 돼 눈앞에 펼쳐졌다. 웃으며 가볍게 포즈를 취하다가 팔 뻗는 법 하나, 다리 처리하는 법 하나에 신경 쓰며 궁금증을 제기하더니 결국 인터뷰 말엽에는 현 국가대표 볼링 선수에게 폼이 웬만한 선수 못지않게 멋지다는 감탄사까지 듣게 됐다.
'한다면 한다', 터프한 듯 털털한 모습에 시원한 웃음소리, 혹은 현재 이어지고 있는 대학공부 등 끊임없는 학구열로 대변되는 사람, 이태란을 만난 자리다.
◆ 이태란, 30대 중반 즈음에..
"일도 일이지만 인간 이태란으로 인생을 살며 수업료를 톡톡히 치른 것 같아요. 이제 더이상 수업료 치를 일은 없을 것이고 그러기 위해 매사에 노력하고자 합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문득 돌아보면 언제 이렇게 됐나 싶기도 했고 다사다난했던 시간들이 아득하게, 때론 아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태란 ⓒ홍봉진 기자 |
그래도 많은 것을 겪고 이겨내며 서른 중반을 맞게 된 시간, 이태란은 참 단단해져 있었다. 끈임 없이 하하호호 쏟아내는 웃음들이 마냥 부드러운 아보카도 같은데 속에는 칼날도 안 들어갈 단단한 씨앗을 크게 품게 됐다.
인터뷰 내내 주위사람을 챙기던 그녀, 삶의 교훈들 속에 정말 '어른'이 된 그녀는 경쟁에 있어서도 '괜찮아, 괜찮아' 주위를 다독이며 여유 있는 걸음을 뗄 수 있는 관대한 사람이 됐다. 동시에 '승부욕은 별로 없다', '타인과의 경쟁을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면서도 자기 자신에게는 누구보다 차갑고 '나와의 경쟁'에 철저한 사람이기도 하다.
"배우로서의 삶은 삶 자체가 무척 빨라요. 때론 후회하는 일이 생길까봐 긴장하기도 하지만 그러면 제가 긴장하고 조바심내고 있다는 게 보는 이에게도 느껴지고 연기에서도 묻어나더라고요. 전 최대한 여유 있게 가자고 스스로를 콘트롤하려 노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