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국 평PD들이 김미화의 DJ 하차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MBC 경영진에 쓴 소리를 던졌다.
MBC 라디오국 평PD들은 8일 '경영진의 오판을 엄중 경고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서 MBC 라디오국 평PD들은 "우리 라디오본부는 경영진의 제작비 절감이라는 대의를 기꺼이 수용해왔다"며 "그러나 어제 불거진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의 진행자 교체 검토는 일부 경영진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소위 '제작비 절감'과 '경쟁력강화' 라는 패러다임과는 동떨어진 것이기에, 라디오본부 평PD일동은 MBC라디오의 중장기 경쟁력강화와 점유율 유지를 위해서라도 인정할 수 없다"며 김미화의 DJ 하차에 반대했다.
이에 대해 MBC 측은 "김미화 교체라는 라디오본부 관계자의 발언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며 "라디오 편성부에서 9일 오후 개편 보도자료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MBC 측은 9일 오후 3시 김미화 교체건에 대해 노동조합과 공정방송협의회를 열 예정이기도 하다.
또한 MBC 라디오 PD들은 이날 오후 6시에 라디오본부 전 PD 대상의 총회를 연다.
다음은 라디오본부 프로듀서 성명서 전문.
경영진의 오판을 엄중 경고한다
최근 회사 라디오 본부 내외에 기이한 유령이 떠돌고 있다. 이른바 제작비 절감과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치장한 일부 경영진만의 밀실 개편 안이 그것이다. 매년 두 차례 찾아오는 개편에, 수사의 과잉을 탓할 수도 있겠으나, 지금 이 순간 우리는 경쟁력 상실 이후에 대한 공포와 경영진의 단견에 대한 개탄을 동시에 금할 수 없다.
우리 라디오본부는 경영진의 제작비 절감이라는 대의를 기꺼이 수용해왔다.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현재 진행자의 교체가 직접적인 경쟁력 저하로 이어 질 것에 대한 우려를 다수의 현업 PD들이 제기했음에도, 정책적 판단과 책임을 전제로 한 경영진의 입장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근거로 대승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어제 불거진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의 진행자 교체 검토는 일부 경영진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소위 ‘제작비 절감’과 ‘경쟁력강화’ 라는 패러다임과는 동떨어진 것이기에, 라디오본부 평 PD일동은 MBC라디오의 중장기 경쟁력강화와 점유율 유지를 위해서라도 인정할 수 없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은 회사 예산 정책팀에서 작성한 보고 자료에도 공헌 이익률이 전체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서 3위로 랭크되어 있다. 전체 직간접 제작비와 인건비, 회계상 간접비를 감안하더라도, 또 라디오 광고 연계판매로 인한 추가 부가가치의 창출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이 프로그램의 공헌이익 수치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이라고 회사 보고서에 명기되어 있다.
또한 단순 광고 판매나 회사 매출과 이익 공헌도 이외에, 그 동안 이 프로그램과 진행자가 그 동안 구축한 MBC 라디오 채널 이미지와 의제 설정 기능들이 복합적으로 일으킨 브랜드 이미지는 단순계산하기 힘든 정도로 막대하다는 것은 이미 수차례의 청취행태 조사에서 광고주 및 청취자 조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또한 단순 금전적, 평판적 공헌도 이외에도, 22개 채널이 경쟁하는 FM밴드 수백 개 프로그램 중에 절대청취율 6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청취율은 상승 곡선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게다가 지난 6년간 이 프로그램과 진행자는 단 한번도 내부적으로 교체대상으로 검토된 적도 없고,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나 도덕성 문제에 휘말린 적도 없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5일도 채 남지 않은 개편에 후임자도 없이 이 프로그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행자를 교체해야 하는지 경영진은 설명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라디오 본부 내 평PD들 뿐만 아니라 이미 보직 간부들도 일치된 견해로 교체 불가 견해를 통보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일부 경영진이 보이고 있는 진행자 교체 검토는 한편에서는 회사 수익을 앞세워 각종 고통 분담을 강요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콘텐츠 경쟁력을 포기하는, 설명 불가능한 이중행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시중에 떠도는 청와대-일부 경영진 야합설의 결과임을 우린 차마 믿고 싶지 않을 뿐이다.
우리 라디오 평 PD들은 오늘 이 프로그램의 진로 결정을 지켜볼 것이며, 경영진이 이에 대해 오판을 할 경우, 우리 MBC의 현재의 광고, 그리고 미래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단체 제작거부 등을 위시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전횡을 막을 것임을 강력히 천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