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이 16일 오전11시30분(현지시간) 칸 크루아제 극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에 참석, 현지 언론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홍상수 감독은 왜 이런 영화를 만들까?
'칸이 사랑한 감독' 홍상수가 칸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이 같은 질문을 받았다. 홍상수 감독과 김태우는 16일 오전11시30분(현지시간) 칸 크루아제 극장 인근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현지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두 사람은 지난 14일 국내 개봉한 '잘알지도 못하면서'가 이번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돼 칸을 밟았다. 홍상수 감독은 '강원도의 힘'으로 처음 칸영화제에 초청된 이래 올해까지 모두 5번 칸을 찾았다. 한국영화 감독 중 가장 많이 공식초청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날 프랑스 언론이 홍상수 감독에 처음으로 던진 질문은 "왜 이런 영화를 만드냐"였다. 이는 '잘알지도 못하면서'에서 감독으로 출연한 김태우에게 영화학과 학생이 던진 질문이기도 하다.
이 같은 질문에 홍상수 감독과 김태우를 비롯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즐긴 현지 언론은 모두 웃음으로 화답했다. 홍 감독은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 "난 일상에서 하찮게 여기는 것들, 그리고 여러 경험을 통해 영감을 얻어 영화를 만든다"고 말했다.
홍상수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0년 전 서로 만나서 물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치자. 다시 만나서 그 이야기를 떠올린다고 해도 각자 기억이 다를 것이다. 나는 그런 간격을 다루고자 한다. 각기 다르기 때문에 다른 시각이 생기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홍상수 감독과 김태우가 16일 오전11시30분(현지시간) 칸 크루아제 극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에 참석, 현지 언론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촬영 당일 배우들에 대본을 주는 홍상수식 연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태우는 "홍상수 감독은 자신이 관찰한 인물과 배우에게서 찾아내 영화 속 인물을 완성한다"면서 "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굉장히 드문 독특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태우는 "예전에는 트리트먼트라도 있었는데 이번 영화에는 오늘 아침에 찍을 내용도 몰랐다"면서 "3번째 작품을 함께 하다보니 이제는 그런 방식에 익숙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홍상수 감독은 "미리 대본을 쓰려 했지만 영감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촬영 당일 아침에 한 시간 동안 대본을 쓴다. 첫 화면과 앵글부터 구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