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재훈 김구라의 비행기', '김제동의 황금나침반', '2009좋은친구들', '스타부부쇼 자기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SBS제공> |
오는 6월 초 SBS 정기개편을 앞두고 어떤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BS는 그간 '스타쉐프'를 비롯해 '스타부부쇼 자기야', '2009 좋은 친구들', '탁재훈 김구라의 비행기', '김제동의 황금 나침반' 등 다수의 예능 및 교양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폈다.
이 중 지난 설에 파일럿 방송한 '스타쉐프'는 정규편성이 확정됐다. '스타쉐프'는 오는 30일 첫 정규방송을 한다. 실제 조리사자격증을 지닌 박수홍과 권오중이 호흡을 맞추며 '아내의 유혹'으로 '국민 고모' 반열에 오른 오영실이 주부 자격으로 참여한다. 세계적인 요리사 에드워드 권이 이들과 함께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 설 예정이다.
문제는 비슷한 시기에 전파를 탄 네 프로그램이다. 교양 혹은 예능으로 딱 부러지게 구분할 수 없는 이 들 프로그램들은 경합이 치열한 상태다. 정규편성이 얼마 안 남았지만 아직까지 어떤 프로그램이 편성될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파일럿 프로그램의 특성상 정규프로그램에 비해 다소 설익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기획 의도나 참신성 면에서는 모두 눈에 띠는 프로그램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제일 먼저 시험대에 오른 '스타부부쇼 자기야'는 일단 정규편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자기야'에는 이충희-최란, 김종진-이승신, 주영훈-이윤미, 김윤아-김형규, 이혜정(요리연구가)-고민환, 김일중(SBS아나운서)-윤재희(YTN아나운서), 표인봉-유정화 등 7쌍의 부부가 출연해 그간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솔직하고 과감한 말과 행동으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연예인-비연예인을 망라한 부부들의 솔직한 모습에 시청자들도 공감을 느꼈는지 시청률 역시 8.8%(TNS 기준)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 정규 편성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2003년 종영 후 지난 7일 파일럿 방송을 통해 6년 만에 돌아온 '2009 좋은 친구들' 역시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이휘재, 신정환에 이어 생애 첫 MC에 도전한 황현희에 시청자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연예인 과거사를 들춰낸다는 '폭로성'에 초점을 맞춘 것은 다소 아쉽다는 평이어서 아직까지는 좀 더 다듬을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 14일 '탁재훈 김구라의 비행기'와 15일 '김제동의 황금 나침반'이 연속 방송된 교양 파일럿 프로그램들도 정규편성 여부에 촉각이 모아진다.
일단 앞서 방송한 '비행기'의 경우, 법(法)이라는 소재를 토크에 결합했다는 점에서 색다른 시도로 평가 받았다.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맞춰 자신을 살짝 낮춘 탁재훈 김구라 두 MC의 진행도 우려와 달리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이날 방송에서 다룬 '여성 성폭력 방지' 등 일부 테마의 경우에는 실제 법률로 만들어도 될 만큼 '입법 아이디어 뱅크'의 모습을 선보여 정규 편성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마지막으로 시험대에 오른 '황금 나침반'의 경우는 가장 논란이 컸던 프로그램이다. 청춘의 고민을 이외수, 김어준, 김현숙 등 직업·연령·성별을 망라한 5명의 멘토들이 대화를 통해 풀어나간다는 시도는 좋았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의욕이 너무 앞선 나머지 20대 '텐프로' 여성과 '카사노바' 남성을 출연시켜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선을 오히려 자극 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방법이 목적을 너무 앞서 나간 것이다.
이제 지난 몇 달간 제작진 및 출연진들의 노고가 담긴 파일럿 프로그램들은 정규편성이라는 갈림길에 서게 됐다.
SBS 관계자는 20일 "6월 정규편성이 안됐다고 하더라도 사장(死藏)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 2월 방송됐던 '스타쉐프'는 4개월 만에 정규 편성이 확정됐다. 이번에 안되면 9월 개편에서 편성될 수도 있다"고 '정규 편성' 탈락 프로그램에 대해 배려했다.
행복과 기쁨을 안고 '비행기'가 날게 될지 '황금 나침반'이 정남북을 가리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