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 '줌마렐라'에서 'NO줌마'로!
지난해 가장 인기를 모았던 '아줌마 드라마' 두 편을 꼽으라면 고 최진실이 열연했던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과 전체 시청률 1,2위에 랭크됐던 SBS '조강지처클럽'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이들 드라마는 촌스러운 패션에 전형적인 조강지처들이 찌질이 남편 때문에 이혼을 당하고 결국 토사구팽(兎死狗烹) 당하고 복수를 꿈꾸는 것부터 시작한다. 고 최진실이 맡은 역 선희는 학창 시절 첫 사랑이자 톱스타 재빈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며 사랑을 키우고, 오현경이 맡은 나화신은 연하에 총각에 재벌남과 결말로 해피엔딩을 이룬다.
이들은 당시 아줌마 팬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으며 촌스러운 아줌마도 성공할 수 있다는 '줌마렐라 신드롬'을 이뤄냈다.
그랬던 풍속도가 2009년 들어 바뀌었다. 스타들이 'NO 줌마'를 들고 나선 것!
지난 19일 31.7%(TNS 미디어코리아,전국일일시청률 기준)의 시청률로 인기리에 종영된 '내조의 여왕'의 천지애(김남주)와 양봉순(이혜영)을 살펴보면 패셔너블한 의상과 세련된 말투와 몸짓 등 기존의 '아줌마'들과 차별화를 보인다.
자기 아이한테 끔찍하며 남편에 대한 '내조'를 아끼지 않는 이들이지만 '평강'이라는 회사 내 아내들의 모임에 적극 참여하고 백화점 쇼핑을 즐긴다. 헬스클럽, 수영장, 카페가 이들의 공간으로 자주 등장하며 집 인테리어도 잘 꾸려있다.
기존 드라마에서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하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아줌마들의 모습과 대비된다.
김남주는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사실 처음에 애 낳고 돌아와서 천지애 역을 맡기로 결정했을 때 제작진은 뽀글 머리에 월남치마를 입길 원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요즘 아줌마들은 아줌마는 달랐죠. 유치원만 가 봐도 날씬한 미시 아줌마들이 천지죠"라고 말했다.
그 덕분일까. 김남주는 '물결 펌', '김남주 스카프' 등 아줌마들의 워너비 스타일을 만들었다.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 호텔에서 열린 한 패션 브랜드의 프로모션에 김희선이 참석했다. 김희선은 "아줌마라고 꼭 아줌마처럼 입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패션만큼은 '노(NO)줌마'를 지향하자고 외쳤다.
아줌마들이 체형도 커버하면서 세련되고 우아하게 입을 수 있다며 직접 의상을 입고 등장해 패션쇼를 선보이는가 하면 고민이 있는 아줌마 팬들의 코디를 해주기도 했다. 결혼 전 미모를 유지하며 당당하게 서 있는 김희선에게 아줌마라는 이미지는 찾을 수 없었다. 김희선이 모유수유, 육아, 남편 이야기 등을 꺼내기 전까지 말이다.
얼마 전 SBS '두 아내'의 제작발표회에 나타난 손태영. 출산 후 2주 만에 기적적으로 몸매가 돌아왔다는 그는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속옷이 훤히 드러나는 시스루룩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한 아이의 아줌마가 조신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아줌마가 됐다고 해서 주눅들 것 있느냐는 응원도 만만치 않았다.
이처럼 스타들이나 매체를 통해서 변화된 아줌마 상이 제시되는 데 대해 긍정적인 목소리가 높다. 우선 여배우들이 활동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는 것과 '줌마렐라', '줌마테이너', '노(NO)줌마'까지 다양한 아줌마들의 모습이 보여지면서 기존에 아줌마에 대한 인식 변화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