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옥탑방 소녀에서 행사의 여왕으로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입력 : 2009.05.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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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송희진 기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이 말을 읽는 바로 이 순간, 어떤 이야기를 할지 단 1초도 생각 안해도 눈치채셨을 것이다. 그렇다. 어려웠던 시절이 인생의 값진 도움이 된 연예인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말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오랫동안, 너무나 자주 인용하다보니 살짝 진부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연예인을 소개하는 상황에 이 문구만큼 명확한 말도 없는 것 같다. 이해해주시라.


어쨌든, 그리도 고생을 많이 한 연예인은 트로트 가수 장윤정이다. 그녀가 트로트 가수로 이름을 날리기 전, M사의 재연하는 프로그램에서 단역으로 가끔씩 출연했다는 사실... 아마 기억하시는 분들이 꽤 되실 것이다. 그만큼 그녀의 무명시절은 길었고, 고생도 심했다고 한다. 그렇담 그녀의 고생은 어떤 정도였는지부터 살펴볼까?

일단 신용불량자는 기본, 무려 4년 동안이나 그랬다. 돈이 많은데 흥청망청 써서 신용불량자가 된 것이 아니라, 실제 벌이가 거의 없이 기본적인 생활비를 혼자 충당해야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옥탑방에서 살았는데, 가스비도 내지 못해서 한겨울에 가스가 끊긴 일도 허다했다. 가스가 나오지 않으니 당장 난방도 걱정, 씻는 것도 걱정이었다.

그 때 그녀가 생각한 묘안은 이런 거였다. 집 근처에 있던 학교 운동장을 열 바퀴 정도 뛴다. 왜? 힘들어서 열이 팍팍 나니까. 그렇게 열이 나는 상태로 집에 돌아와서 열이 가시기 전에 찬물에 후다닥 씻는다. 그러고 나면 드라이기로 이불속을 덥힌 후에 들어가서 잤다고.


이렇게 꽤 오랜 시간을 지내다보니 1년 동안 머리가 띵~할 정도로 그 후유증에 시달렸단다. 이렇게 사는 게 너무 고생스럽다보니 심지어 아래 잘 사는 집에 들어가서 무작정 돈 좀 꿔달라고 해볼까, 하는 뻔뻔한 생각까지 들더란다. 그러니 그녀의 고생이 얼마나 삶을 무겁게 했을지 이해가 되지 않는가?

하지만, 이랬던 그녀가 지금은 어떤가? 미모와 끼를 갖춘 젊은 트로트 가수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스타 중에 스타가 되지 않았나. 나오는 노래마다 빵빵 히트치고, 행사란 행사는 다 섭렵할 만큼 인기며,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모시고 싶어하는 게스트이다. 어디 이뿐인가? 방송계뿐 아니라, 일반인 팬들도 많아 시어머니 후보들이 며느리 삼고 싶은 연예인 1위에, 효도할 것 같은 여자 연예인 1위라고 하니 그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지 않나?

그렇담 이런 그녀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그녀와 함께 일하는 제작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원시원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똑 부러지는 야무진 성격이라 프로그램에 너무나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출연자란다. 또 선배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식이 아니라 진심으로 예의바른 후배라고. 게다가 얼마 전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꽃배달 쇼핑몰의 수익금을 어려운 단체에 기부하기까지 하는 고마운 마음씨까지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그녀를 알지는 못하지만, 그녀에 대한 이런 저런 평가들을 들어봤을 때 딱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마리 앙뚜와네뜨의 그 유명한 일화, 가난한 사람들에게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지’하는 황당한 제안을 했던 사건 말이다. 배고픔이 뭔지, 가난이 뭔지를 모르니 마리 앙뚜와네뜨는 저절로 매를 부르는 얘기를 내뱉을 수밖에.

이와 동시에 떠오르는 또 한 가지의 생각은 바로 이거였다. 그래,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게 진짜 맞는 말이구나. 장윤정, 그녀의 무명시절 험난한 고생이 있었기에 지금 마음씨 예쁜 연예인으로 사랑받는 게 아닐까, 하는.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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