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최단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터미네이터:미래 전쟁의 시작'(이하 '터미네이터4')과 봉준호 감독의 '마더'의 스크린 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터미네이터4'는 지난 주말 694개 스크린을 확보해 개봉 첫 주 166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평일 평균 12만의 관객을 동원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금주 주말에는 300만 관객 돌파가 확실히 된다.
그러나 '터미네이터4'의 가장 큰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혜자 원빈이 주연한 '마더'다.
두 작품은 배급사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업계 1위인 CJ엔터테인먼트가 각각 배급을 맡아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특히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터미네이터4'의 수입에 직접 투자를 함에 따라 극장에 '터미네이터4' 전용 창구를 개설하는 등 관객몰이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두 작품이 각각 예상하는 스크린 수는 '터미네이터4'가 600개, '마더'가 500개다. 그러나 좌석이 많은 각 극장의 메인 상영관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흥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용산CGV의 경우 28일 '마더'는 가장 규모가 큰 IMAX관과 그 다음으로 규모가 큰 2-4관, 골드 클래스 관에서 개봉을 한다. 반면 '터미네이터'는 2관과 동일한 규모의 1관과 비교적 작은 8관과 9관에서 상영을 한다. 구로CGV도 가장 큰 규모의 3관과 4관 모두에서 '마더'가 개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사정은 롯데시네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건대롯데시네마의 경우 400석 규모의 6관을 비롯해 샤롯데를 비롯해 8관과 9관 등 총 4개관에서 상영하지만 '마더'는 6관의 절반 규모인 200석 규모 3개관에서 개봉한다.
이 같이 개봉 영화들이 극장들의 메인관을 선점하는 것은 최근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스크린 크기, 음향 시설 등을 고려해 관람 극장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앞서 개봉했던 '인사동 스캔들'과 같은 영화는 배급력에 밀려 메인관을 차지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낮은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었다.
한 극장 관계자는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와 같이 제작 투자 배급을 함께 하는 대기업의 영화들이 맞붙을 경우 상대적으로 배급력이 약한 영화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