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주 <사진제공=SBS> |
팝페라 가수 임형주(23)가 독일에서 활동하다 숨진 이미륵 박사의 편안한 영면(永眠)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임형주는 오는 7월 4일 오후 1시와 4시 두 차례에 걸쳐 서울 염곡동에 위치한 아트원문화재단 내 아트원 홀에서 '압록강은 흐른다' 상영을 주관, 이미륵 박사 돕기에 동참한다. 임형주는 수익금 전액을 독일 내 이미륵 박사 묘소비용마련을 위해 기증할 예정이다.
이미륵 박사는 일제시대 항일운동을 하다 중국을 거쳐 유럽으로 간 인물로 소설 '압록강을 흐른다'를 통해 전후 독일에 한국과 한국의 인간애를 알리며 전쟁에 지친 독일인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독일에서 출간 당시 '압록강은 흐른다'는 수많은 서평이 신문, 잡지에 실렸으며 최우수독문학작품에 선정되고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리는 등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11월 SBS 창사특집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극본 이혜선 연출 이종한)에서 그의 파란만장한 삶과 동서양을 아우르는 인간애가 조명돼 시청자의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1950년 독일에서 지병으로 숨진 이 박사는 그러나 편안한 영면은 할 수 없었다. 한국인임에도 불구 지인 자일러 박사가 25년 치 묘지 관리비와 사용료를 내줘 공동묘지에 묻힐 수 있었다. 75년 이후에는 이 박사를 한국에 알린 정규화 교수가 한국에서 모금운동 끝에 가까스로 20년 치 묘지사용료를 낼 수 있었다.
'압록강은 흐른다'의 한 장면 <사진=SBS> |
이후 이미륵 박사는 1995년 탄생 100주기 행사를 하면서 외교통상부가 지원, 좀 더 넓은 묘소로 옮기게 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는 8월이면 만료돼 다시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게 됐다.
지난 6월 초 파독광부 출신의 송중근 씨가 한국에 와 '압록강은 흐른다'의 영화관 상영 시 모금을 하긴 했지만 상당히 부족한 상태. 이 박사 묘가 소재한 시의 시장이 일시불로 2만 5000 유로를 납입 시 묘를 영구히 사용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목표액 도달은 요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압록강은 흐른다' OST를 불렀던 임형주가 이 같은 소식을 듣고 자신이 속한 재단의 홀을 드라마 상영에 제공, 조금이라도 돕고자 나선 것이다. 임형주는 연출자 이종한PD가 그의 노래를 염두에 두고 드라마를 찍었을 정도로 '압록강은 흐른다'와 감정의 공감대가 깊다.
한편 '압록강은 흐른다'는 독일어판 편집을 완료하고 내년 초 이미륵 박사 60주기에 맞춰 독일방송사 BR(Bayerisher Rundfunk)에서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