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 '에바게리온:파'(오른쪽) |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이하 '트랜스포머2')이 일본에서 한국과 대조적인 박스오피스 결과를 보여 눈길을 끈다.
'트랜스포머2'는 일본에서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에반게리온:파'와 '루키즈-졸업'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에 머물렀다. 앞서 '트랜스포머2'는 개봉 첫 주에 '루키즈-졸업'에 밀려 2위에 그쳤었다. '루키즈-졸업'은 동명 만화,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누적 수입 약 60억엔(약 8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열풍인 영화다.
반면 한국 박스오피스는 24일 개봉 첫날 5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고, 개봉 6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9년 개봉 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관객몰이 성공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대조적인 결과는 단순히 올 해만이 아니다.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했던 '다크나이트'도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에 밀려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실제 '다크 나이트'의 경우 한국과 일본의 박스오피스 성적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박스오피스모조닷컴에 따르면 '다크 나이트'는 일본에서 1457만 달러(약185억원)를, 한국에서는 2502만 달러(317억원)를 벌어 100억 원이 넘는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의 원인은 한일의 극장들의 배급 방법의 차이에 있다. 한국 극장의 경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일방적으로 밀어주는 반면, 일본은 자국영화를 선호해 좀 더 분산해 영화를 상영한다. 한국의 경우 전체 상영관 중 50%가 넘는 스크린에서 '트랜스포머2'를 상영해 독과점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의 박스오피스 상황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도 대조적인 차이를 보인다.
'트랜스포머2'는 지난 주말(26일-28일)에 미국 전역 4234개 스크린에서 상영했다. 이는 '더 프러포절' '더 행오버' 등이 확보한 3500여 개 스크린과 불과 20%정도 차이다. 개봉 첫 주와 개봉 2-3주차임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예상가능한 차이의 범위다.
이에 '더 프로포절'은 전주에 비해 관객이 불과 44% 포인트 감소했고, '더 행오버'는 36% 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 약 30% 포인트 감소는 통상 미국영화들의 관객 감소율의 평균치다.
결국 미국과 일본의 박스오피스 결과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일방적인 몰아주기 상영이 긍정적이지 않음을 알려준다. 극장가들이 '해운대' '차우' 등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개봉하는 7월에 어떤 선택을 할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