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도 나의 음악을 좋아할까요?"
마이클 잭슨과 20년 지기 친구의 아들이 잭슨이 생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언급했던 사실을 공개했다 .
잭슨의 오래된 친구이자 심신의학 창시자인 디팩 초프라의 아들 고담 초프라는 5일 미국 커뮤니티사이트 인텐트닷컴에 게재한 글을 통해 잭슨이 사망하기 3주 전 그와 통화한 내용에 대해 밝혔다.
초프라에 따르면, 잭슨은 한 달 전쯤 초프라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 3월 17일 북한에 억류된 미국 여기자 로라 링의 안부에 대해 물어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라 링은 취재 과정에서 동료기자인 한국계 유나 리와 함께 북한에 억류된 이후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로라 링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초프라는 "잭슨은 두 기자의 소식을 듣고 상당히 안타까워 했다"며 "특히 유나 리가 네 살된 딸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 비통해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잭슨은 나에게 로라와 접촉할 수 있는지 물어봤고 가족들까지 지금까지 딱 두 번 그녀와 연락이 닿았다고 답하자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북한 지도자가 나의 팬일 가능성이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평소 세계 평화와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잭슨은 자신의 인지도를 이용해 북한에 억류된 두 여기자의 석방을 요구해볼 심산이었던 것이다. 특히 잭슨은 지난 1999년 방한 당시 "남북이 통일되면 꼭 다시 콘서트를 열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남북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실제로 잭슨은 김정일 위원장과 자신의 공통점까지 언급하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잭슨은 초프라에게 "인터넷으로 김 위원장의 사진을 봤는데, 나와 비슷한 (군용) 재킷을 입고 있었다"며 "김 위원장이 나의 팬이라면 두 여기자를 집으로 돌려보낼 수도 있을 거 같다"고 밝혔다.
초프라는 잭슨의 이야기를 듣고 실제로 김 위원장과 잭슨의 연관 관계를 알아보기도 했지만, 잭슨이 지난달 갑자기 사망하면서 이 같은 계획도 물거품이 돼 버렸다. 초프라는 "김 위원장이 위대한 아티스트의 마지막 바람을 들어 줄 수 있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이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 김 위원장이 잭슨의 장인이었던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을 좋아하는데다 할리우드 영화까지 즐겨보는 등 미국 대중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