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20%대, 점유율 50%대로 아침 시간대 주부들의 눈을 사로 붙잡았던 MBC 일일드라마 '하얀 거짓말'(연출 배한천 이민수, 극본 조은정)이 10일 169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얀거짓말'의 배한천 PD는 기자간담회에서 "10분 만 늦게 시작해도 우리 드라마 시청률이 더 좋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하안거짓말'은 주부들이 가장 바쁜 시간인 7시 50분부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얻었던 요인은 무엇이 있었을까.
◆ 혼신을 다하는 주연 배우들의 연기
김해숙, 신은경, 김태현으로 이뤄진 주연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연기는 흡사 연극을 보는 것 같이 실감나게 표현됐다. "화려하지만 장애아를 가진 엄마를 표현하기 위해 아들을 만지는 손만은 아무 것도 치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던 김해숙은 남편에게 배신을 당하고 아들과 회사를 지켜야 하는 강인한 신 회장을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이뤄냈다.
신은경은 이혼의 아픔을 딛고 선택한 '하얀거짓말'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따뜻하지만 어쩐지 두려움에 찬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무엇보다 장애아 연기를 펼쳤던 김태현은 연기자로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촬영에 앞서 장애아들을 직접 만나보며 연구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이뿐 아니다. 후계자 임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의 카리스마에 눌려 항상 불안에 떨고 두려움을 간직한 채 맞서는 김유석의 절제된 연기와 조용조용 일을 꾸미며 남모르는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임지은까지 이 드라마의 배우들은 누구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알찬 연기를 선보였다.
◆ 20,30대에서 중년으로 주인공 설정
대개 아침드라마에서는 20대에서 30대 처녀나 젊은 아줌마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SBS '조강지처클럽'이나 SBS '아내의 유혹'과 같은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젊고 능력 있는 젊은이와 사랑을 꿈꾸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많았다.
하지만 '하얀거짓말'은 엇나간 모성애라는 생소한 스토리를 개연성 있게 전개해 호평을 받았다. 장애아를 가진 남편에게 배신당한 중년의 여성이 주인공이 되면서 자연스레 연령대가 높아졌으며 중년의 김해숙이 주인공을 맡게 된 것.
배 PD는 "중년의 여성이 주인공을 맡으면서 시청자들이 더 관심을 보였던 것 같다. 그 가운데 복수 코드가 들어가고 멜로 라인도 들어가면서 기존에 아침드라마와는 차별성이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