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 '해운대', CG냐 드라마냐 딜레마 빠졌다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9.07.1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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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냐, 드라마냐. 올 여름 한국영화 기대작인 '차우'와 '해운대'가 딜레마에 빠졌다.

'차우'와 '해운대'는 100억원 이상 투입된 올 여름 한국영화 기대작이다. 15일 '차우'가 먼저 관객에 선을 보이고 '해운대'는 23일 개봉한다. 두 영화는 투입된 금액도 금액이지만 한국영화에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의미에서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일찌감치 포장됐다.


'차우'는 '괴물'을 잇는 괴수영화로, '해운대'는 '투모로우'와 비슷한 얼개의 재난영화로 소개됐다. 하지만 개봉이 다가올수록 각 영화 관계자들을 고민에 빠졌다. 두 영화의 다른 장점이 분명한데도 외형만 부각됐고, 그러다보니 CG에 대한 불안감만 날로 커졌기 때문이다.

신정원 감독의 '차우'는 감독의 전작인 '시실리 2㎞'의 코믹 기운이 물씬 풍기는 영화다. 식인 멧돼지가 등장하지만 멧돼지와의 사투보단 각 캐릭터들의 우스꽝스런 묘사가 극에 재미를 더한다. 한국형 괴수영화라기 보단 괴수가 등장하는 코믹영화에 더 가깝다.

'해운대'역시 단순한 재난영화가 아니다. 1시간30분 정도까지 쓰나미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 전까지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에서 익히 장기를 발휘해온 윤제균 감독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코미디가 이야기를 이끈다. 쓰나미는 '매그놀리아'의 두꺼비 비처럼 모든 갈등을 일거에 박살내고 해결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역을 맡는다.


바로 이런 점에서 관계자들의 고민이 날로 커지고 있다. 영화의 장점을 소개하자니 크기에 비해 작게 느껴질 수 있고, 숨기자니 괴수나 재난영화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실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우'의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 일단 관객이 극장을 찾고 난 뒤 또 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이 장점을 알리기 위해 5만 시사회를 연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대' 역시 마찬가지. '해운대' 측은 "쓰나미를 숨길 수 없는 만큼 큰 영화로 알린 뒤 여러 장점을 소개하려 했다. 하지만 너무 쓰나미만 부각돼 온통 CG만 강조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밝혔다.

기자시사회를 통해 이미 선을 보인 '차우'는 CG가 불안하긴 하다. 그러나 이야기가 캐릭터 중심이다 보니 어색한 CG는 크게 흠을 잡기 힘들다. '해운대'는 CG를 놓고 이런저런 말이 떠돌지만 제작진은 자신하는 눈치다. 윤제균 감독은 "고생은 많이 했지만 최선을 다했다"면서 "CG도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우'나 '해운대' 모두 한국영화의 새로운 시도다. CG는 새로운 시도에 필수적인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이만한 돈으로 이 정도면 잘했다는 자화자찬은 같은 돈 내고 '트랜스포머2'를 보는 관객들에게 실례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놓고 이야기보다 CG만 놓고 지레짐작해 따지는 현실, 인구가 3명뿐인 뿌레땅 뿌르국에서나 있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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