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밴드'에 출연중인 트랙스(TRAX) 기타리스트 김정모 ⓒ이명근 기자 |
록밴드 트랙스(TRAX)의 크리스마스, 혹은 김정모. 훤칠한 키와 곱상한 외모, 그리고 출중한 기타 연주 실력을 가진 이 청년은 몇주만에 '고독한 천재 기타리스트'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새로운 구원투수 '오빠밴드'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말없는 진지 청년이었다가 악기만 잡으면 열정적인 뮤지션으로 돌변하는 김정모에게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됐고,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1위까지 올랐다. 중학교 1학년 시절 처음 기타를 잡아 2004년 SM엔터테인먼트의 첫 록밴드로 데뷔한 그로서도 유례없는 관심이다. 여기에 덧붙여진 '고독한 천재 기타리스트'라는 별명까지 붙어 그에 대한 신비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김정모는 '고독한 천재 뮤지션으로 떴다'는 기자의 인사에 "저도 제가 천재가 아니란 걸 안다"고 답하며 수줍은 듯 웃음을 지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음악을 좋아한다는 그는 트랙스로 활동하며 이미 100여곡의 노래를 작곡했을 만큼 뜨거운 열정을 지닌 청년이기도 하다. '오빠밴드'라는 발판을 딛고 기타리스트로, 또 뮤지션으로 거듭날 그의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반응이 상당하다. '오빠밴드' 방송 이후 검색어 1위까지 올랐다.
▶더 잘해야죠. 방송 끝나니까 잘 봤다고 전화도 오고 문자도 오더라. 예전에 가요 프로그램 나갈땐 잘 봤다는 얘기를 못 들었는데, 첫 주 딱 나가니까 바로 연락이 왔다. 3주째 되니까 끊기긴 했다.(웃음) 막상 밖에 나가면 똑같다.
-별명이 '고독한 천재 기타리스트'다.
▶예능 감이 없어서 말을 안하니까 그게 고독한 게 됐다. 천재도 방송 콘셉트상 그렇게 나왔는데 많이 부끄럽다. 시청자들도 저를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하긴 한데 저도 제가 천재가 아니란 걸 안다. 아직 부족하다.
'오빠밴드'에 출연중인 트랙스(TRAX) 기타리스트 김정모 ⓒ이명근 기자 |
-기타 말고도 다른 악기들도 다 잘 다루지 않나.
▶악기 치는 걸 좋아하는데다 욕심도 있어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기타 말고는 다 독학이다.
-처음 기타를 잡은 건 언제?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이었다. 당시 H.O.T가 한창 인기 있을 때였다. 저도 처음부터 록을 좋아한 건 아니고 수련회 가면 춤도 추고 그랬다. 특히 여행스케치나 포크송를 좋아했는데, 당시부터 작곡에 관심이 많이 갔고 나도 곡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기타학원에 등록을 했다. 그때 다른 학생이 일렉트로닉 기타를 치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너무 좋았던 거다. 당장 일렉 기타로 바꿨다. 중2 때 이 반 저 반을 다니며 밴드를 결성했고, 중 3때 첫 공연을 했다. 밴드 이름은, 좀 부끄럽지만 백운중학교 이름을 따서 'BW레볼루션'이었다.
-트랙스는 아이돌 그룹으로 잘 알려진 SM엔터테인먼트의 첫 록밴드다. 소속된 게 좀 의외이기도 하다. 편견도 많았을텐데.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는 유명했으니까 SM쪽 관계자들이 찾아오셔서 만났다. 그 때는 캐스팅이 되지 않았는데 나중에 다시 찾아가 오디션을 보고 회사에 들어갔다.
당연히 처음부터 생각했다. 아무도 SM이 밴드를 키울 거라고 생각도 안했고,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지 않을 거라고 봤다. 회사 갈 때도 주위에선 다 말렸으니까.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달랐다. 일본도 '엑스재팬'이란 그룹이 나오기 전엔 록이 주류가 아니었다. '엑스재팬'도 초반엔 욕을 먹었지만 나중엔 음악을 인정받았다. SM이 아이돌만 있는 회사라고 생각들 하시지만 록밴드도 엄연히 존재한다. 내가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것이라 알았기에 안티를 예상하고서도 나중에 인정받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5년이 됐다.
-바람이 있다면?
▶아직 100% 인정받지는 못했다. 열심히 해서 SM에도 다른 음악을 알고 즐기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편견을 넘고 싶다.
-'오빠밴드'에 출연해 가장 좋은 점은?
▶트랙스라는 이름과 제 이름을 알린 게 제일 좋다. 아직 전국구로 유명해진 건 아니지만 발판을 마련했으니 더 좋다. 나중에 저희 음반에 한번이라도 더 귀 기울여 주실 수 있지 않을까?
'오빠밴드'에 출연중인 트랙스(TRAX) 기타리스트 김정모 ⓒ이명근 기자 |
-'오빠밴드' 멤버들과의 만남은 어떤가?
▶(신)동엽이 형, (김)구라 형, (탁)재훈이 형…. 모두 좋다. 예전엔 방송에 나가면 얼어버리곤 했는데 떨지 않는 법을 배웠다.
무엇보다 좋은 건 (유)영석이 형에게 직접 음악을 배운다는 거다. 카메라 안 돌아가면 둘이서 매일 음악 얘기를 한다. 영석이 형은 정말 좋아하는 작곡가다. 푸른하늘이며 화이트 음반도 다 갖고 있다. 처음 같이 프로그램을 한다고 했을 때 얼마나 떨렸는지. 처음 만나서 밑도끝도 없이 그냥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직접 뵌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많이 배운다. 지금은 거의 음악 과외를 받는다.
-데뷔한 지 5년이 지나며 힘들 때도 많았겠다.
▶단순히 인기만 좇았다면 굉장히 힘들었을 거다. 음악이 좋아서 시작을 했고,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도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다른 팀에 비해 시간이 많아 얻은 점도 있다.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통역없이 의사소통을 할 정도가 됐고, 곡도 많이 썼다. 100곡이 넘는다. 힙합 말고 다 있다.
-음악 취향이 참 다양하다. 힙합만 빠진 이유는?
▶랩을 못하니까.(웃음) 댄스, 발라드, 뉴에이지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엄마한테 졸라서 처음 산 음반이 현철의 '내마음 별과 같이'였을 정도다. 트로트 LP도 많다. 절대 안 판다.
-김정모의 매력이 뭘까?
▶'볼매'(볼수록 매력)요? 처음 봤을 때는 튀는 사람이 아니니까. 알면 알수록 괜찮은 사람. 이거 맞나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