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사진=MA와일드독엔터테인먼트 |
개그맨보다 웃긴 남자, 하지만 자신의 음악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보다도 뜨거운 열정을 가진 남자가 돌아온다. 지난해 '서커스'를 발표하고 '몽이 유랑단'을 결성, 전국을 그만의 곡예로 즐겁게 했던 MC몽이 올해는 '인디언보이'가 돼 순수하면서도 무모한 사랑을 노래한다.
"'허리케인에 맞선 인디언'이라는 문구에 꽂혀서 만든 곡이다. 책을 읽다가 마을을 지키기 위해 허리케인과 싸우는 인디언의 이야기를 봤다. 그처럼 무모하면서도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편곡만 8번 하면서 큰 공을 들인 자식 같은 곡이다. 무대에서 잘 키워야겠다고 생각한다."
5집 '휴매니멀'로 컴백한 MC몽은 앞서 원숭이부터 사람으로 진화한 재치 있는 재킷 사진 공개로 화제를 모았다. 또한 음반 선주문 5만 5000장을 기록하고 음원 선공개 요청이 쇄도하는 등 발매 전부터 팬들의 기다림은 대단했다. 1년 3개월 만에 새로 낸 이 음반은 MC몽의 아이디어가 똘똘 뭉친 결과물이다.
"타이틀이 '휴매니멀'이라는 신조어를 쓰다 보니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예능인은 어디 갔냐, 너무 아티스트가 되려고 하는 게 아니냐'고 하더라. 하지만 '휴매니멀'은 어느 음반보다 쉬운 테마다. 인간과 동물이 느끼는 가장 본능적인 감정인 '사랑'이라는 주제를 이어간 것뿐이다."
'1박 2일'이 준 여유
음반 활동을 마감한 후에도 꾸준히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과 SBS '야심만만 2'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팬들과 만나왔던 MC몽은 이 프로그램들이, 특히 '1박 2일'이 자신의 새로운 곡 작업에 큰 도움을 줬다고 털어놨다. 서울에서 태어나 그간 시골에서 생활해보지 못한 MC몽에게 '1박 2일'은 여행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해준 고마운 방송이다. '1박 2일' 멤버들 역시 진솔하게 만날 수 있는 얼마 없는 연예인 친구가 됐다.
"'1박 2일' 촬영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몰라도 가사를 쓰다 보니 논밭이 등장하더라. 자연, 동물에 비유를 하게 되고. 유치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하면 시적인 표현이다. 1년 동안 도시를 떠나 별 보는 생활을 하니까 곡에 대해서도 부드러워졌다. 곡 작업을 시작하고 처음 3개월 동안은 곡을 쓰니까 '서커스', '그래도 남자니까' 등 원래 있던 곡의 반복이 되더라. 하지만 '그동안 해온 내 스타일이 있는데 왜 자꾸 다른 걸 보여주려고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을 편하게 먹으니까 MC몽만의 소리가 발견됐다. 5집이 잘 팔린다면 나만의 소리가 옳다는 걸 증명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한 순수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뮤지컬 같은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MC몽은 "'인디언 보이'가 지금까지 내가 부른 노래 중 가장 음역이 높다"며 "라이브가 힘들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이런 장난스러움이 MC몽의 매력이고 대중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MC몽 ⓒ사진=MA와일드독엔터테인먼트 |
MC몽의 진정성? "잘난 척 하지 않으려 한다"
이번 음반을 위해 250곡 정도를 받아봤다는 MC몽은 5집 활동을 앞두고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자신으로서는 최선을 다한 음반이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늘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대중들이 늘 자신의 진정성에 주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MC몽은 "내 진정성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은 예능인 MC몽에 초점을 맞추느냐 가수 MC몽에 초점을 맞추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내 음악만큼은 멋져 보이거나 잘난 척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걸 할 뿐이다. 4집의 성공은 '1박 2일' 덕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전에 발표한 1, 2, 3집은 예능 프로그램 고정 출연도 한 적 없는데 성공을 거뒀었다. 이젠 내가 뭔가 더 도전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꾸준히 발전하길 바란다. 요령이 느는 게 아니라 실력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타이틀곡 '인디언 보이' 외에도 박정현에 이어 조성모가 피처링한 '죽도록 사랑해 2', 애절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사랑보다 아름다운 말', 박장근, 후니훈, 허인창 등 MC몽과 오랜 시간을 보내온 음악 친구들이 뭉쳐 만든 '핫트랙(Hottrack)' 등 15곡이 수록된 '휴매니멀'은 '전곡이 타이틀곡'이라고 불리며 모든 곡이 고른 사랑을 받았던 4집에 이어 또 한 번 터질 대박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음반은 달라진 내 생각과 가치관, 감정이 많이 담겼다. 곡을 표현하면서 어느 시점에 어떤 게 들어가야 하는지 그 포인트를 알게 됐다. 수차례의 믹싱을 거치면서 사운드에 초점을 많이 맞췄지만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몰라주기 때문에 속상하고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가요계에 종사하지 않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사운드에 대해 일일이 신경 쓸 수 있겠나. 그저 하나의 팁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들어줬으면 좋겠다."
1998년 데뷔 이래 11년간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MC몽이 보여줄 또 다른 무대가 기대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뒤 MC몽은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 나에게 어떤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무슨 일이 있든 행복만이 가득하길 바랄 뿐이다. 그게 사업에서든, 가수든, 제작자든, 아빠든 어떤 자리에서고 가장 행복한 사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