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
'행사의 제왕' 가수 김장훈이 행사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김장훈은 지난 26일 새벽 자신의 미니홈피 게시판에 '반찬값 유머 취소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이날 "경북 울진에서 있었던 세계 친환경 농업엑스포 미니콘서트를 하고 왔다"는 김장훈은 "꼬마친구들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정말 다양한 층의 관객들이 앉아계셨는데 처음부터 너무 열렬히 반겨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장훈은 "반찬값 벌러 간다는 유머는 아주 사적인 멘트이자 나름 직업에 대한 애환이 담겨있는 우리끼리 유머"라며 "물리적으로 가끔 힘이 들기도 하는 스케줄에도 농담삼하 '반찬값 벌러 간다'고 말하며 저를 낮춰버리면 왠지 맘이 홀가분해지는 차원의 농담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장훈은 "근데 대외적으로는 농담으로라도 하면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울진에서 봤던 그 눈빛들을 생각하니 농담이지만 죄송해진다. 관객모독이다"고 밝혔다.
김장훈은 "물론 돈을 받으니까 가는 거고 그게 저의 주생활원이지만 1차는 돈보다는 자아실현이다"며 "자아실현이라는 게 거창할 거 없다. 무대에 오르고 모든 걸 다 던지고 사람들이 행복해하는걸 보고 그게 또 나의 행복이고 울고 웃고 추억이 되고 그거다"고 설명했다.
또 김장훈은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의 휴 그랜트 이야기를 예로 들며 "어떤 행사에서는 '주최 측에서 관객에 대한 배려를 더 한다면 나 말고 다른 가수가 왔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며 "계약서에 한 시간 공연하기로 되어 있다고 하면 '사람들만 좋아하면 두 시간도 상관없지만 상황을 보고 융통성 있게 해야 하지 않겠냐'고 이야기 한다"고 밝혔다.
김장훈은 "다행히도 제 가수 삶에서 무대를 내려와서 한숨을 쉰 적이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작년에 좀 파격적으로 편해지지 않았나 싶다"며 "모 장학재단에서 꼭 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8곳의 공연을 갔었는데 지역특성상 관객평균연령이 최소 60은 되지 않았나 싶지만 공연 30분이 지나자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다 일어나셔서 '사노라면'을 부르시면서 뛰셨다"고 말했다.
이어 김장훈은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낀 교훈의 순간이었다"며 "'가수가 멀리 두지 않는 한 관객은 절대 멀지 않다', '나이와 상관없이 관객들이 불편해 한다면 그 가수는 죄인이다', '진심은 통한다' 언제나 저를 가르치는 건 무대뿐 수많은 깨우침이 있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김장훈은 또한 "힘들지만 가수로서 최고의 복"이라며 "예전에는 2, 30대가 나의 주관객이라고 건방을 떤 적도 있었는데 이제 그러지 않는다. 꼬마든 할머니든 지금 제 앞에 앉아있는 관객이 저의 관객이다"고 밝혔다.
김장훈은 "연령과 상관없이 저를 따뜻하고 가열차게 대해주심에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세상에서는 저도 때가 묻어 수많은 가면을 쓰고 살지만 앞으로도 무대에서만큼은 더 진심을 토해내도록 그런 노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