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닮은꼴' H.O.T 수순 밟나

김수현 최보란 인턴기자 / 입력 : 2009.08.03 16:44
  • 글자크기조절
image
↑ (위) 동방신기 , (아래) H.O.T


5인조 그룹 동방신기와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불화가 8년 전 H.O.T의 해체 당시를 연상시키고 있다.

지난달 31일 5인조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믹키유천, 시아준수, 영웅재중은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서를 접수했다. 3일에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팬들 사이에서는 불화설이 제기된 후부터 동방신기 해체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동방신기의 행보가 2001년 해체한 당시 아이돌 그룹 H.O.T의 해체 때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H.O.T와 2004년 데뷔한 동방신기는 모두 SM이 발굴한 아이돌 그룹이다. 남성 5인조 댄스 그룹으로 활동 5년째에 위기를 맞았다는 점도 닮았다.

두 그룹 모두 소속사와 수익배분 문제로 불화설을 낳았다는 것도 유사하다. 3일 믹키유천 시아준수 영웅재중 측은 "전속 기간 13년은 사실상 종신계약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군복무기간을 포함하면 15년 이상으로 사실상 10년 가까운 시간이 남아 연예계를 은퇴할 때까지를 의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또 “전속 계약상 음반 수익의 분배 조항을 보면 최초 계약에서는 단일 앨범이 50만장 이상 판매될 경우에만 그 다음 앨범 발매시 멤버 1인당 1000만원을 받을 수 있을 뿐이고 50만장 이하로 판매될 경우 단 한 푼도 수익을 배분받지 못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조항은 2009년 2월 6일에 이르러서야 개정됐다. 개정 후에도 멤버들이 앨범 판매로 분배받는 수익금은 앨범 판매량에 따라 1인당 0.4~1%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1년 H.O.T의 멤버 이재원, 장우혁, 토니안 역시 계약금과 음반 1장에 1인당 20원에 불과한 인세 등의 금전적 문제로 재계약에 난항을 겪었다.

3명이 이탈을 선언하고 2명은 남기로 결정했다는 점도 동일하다. H.O.T의 강타와 문희준이 SM과 재계약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이번 가처분 신청에 참여하지 않았다. 문희준과 강타는 그룹 해체 후에도 SM에 소속돼 솔로로 활동을 계속했다. SM을 탈퇴해 예전미디어와 재계약을 한 토니안, 장우혁, 이재원은 JTL을 결성했다.

팬들의 반응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동방신기의 해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권 팬들까지 해체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2001년 5월 14일 H.O.T 해체가 기정사실화 됐을 때도 팬들은 소속사에 거센 항의를 하며 시위를 벌였다.

SM 소속이던 H.O.T에 이어 2003년에는 신화, 2005년에는 플라이투더스카이가 소속사와 결별하고 각자의 길을 갔다. SM은 소속 그룹들에게 보수적인 방침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방신기는 앞서 소속사를 떠난 선배 가수들의 절차를 밟고 있어 앞으로 소속사 탈퇴 및 그룹 해체 여부가 더욱 주목된다.

H.O.T는 SM과 끝내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탈퇴의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현재 동방신기는 소속사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만을 해놓은 상태이다. 곧장 그룹 해체를 원한다기보다는 SM과의 타협점을 찾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그룹의 해체 혹은 화해 여부는 동방신기와 SM측이 어떻게 합의점을 찾을 것인가에 달렸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