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국가대표' 인터뷰 "오해도 기분좋아요∼"①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9.08.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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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과 김용화 감독. 왼쪽부터 김흥수 코치, 강칠구 선수, 최용직 선수, 김용화 감독, 김현기 선수, 최흥철 선수


스포츠 감동실화 '국가대표'(감독 김용화·제작 KM컬쳐)가 22일 전국 500만 관객을 돌파한다. 개봉 1·2주째 서서히 불붙어 3주째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할 만큼 묵직한 흥행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국가대표'의 흥행 추이는 열정과 도전으로 불가능한 꿈을 이뤄낸 실제 국가대표 스키점프 선수들의 모습과 닮았다.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자문을 맡고, 배우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탰던 실제 선수들은 영화의 흥행을 누구보다 기분좋게 바라보고 있는 이들 가운데 하나다.

이가운데 스키점프 국가대표 팀의 김흥수(29) 코치와 강칠구(25) 선수로부터 생생한 소감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최근 독일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컵 국제스키점프대회를 마치고 지난 18일 귀국한 터였다. 특히 영화에서도 같은 이름의 인물가 등장하는 강 선수는 영화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동매달을 따내 더욱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예전엔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아는 분들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 메달 따고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어요. 평상시에 100명도 안 들어오던 미니홈피에 많을 떈 7000명 넘는 분들이 오시더라니까요. 스포츠 뉴스도 평소대로라면 자막 한 번으로 지나갈 걸 더 자세히 소개해 주고요. 영화의 힘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지금은 좀 부담스러울 정도예요."(강칠구 선수)

강 선수는 "동료들과 함께 콧물 훌쩍이며 영화를 봤다"며 영호의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제대로 된 장비도, 팀도 없는 상황에서 열정 하나만으로 기적같은 도전을 이뤄내기까지를 2시간 조금 넘는 시간으로 압축한 영화를 보며 힘들었던 옛 기억도 새록새록 떠올렸다.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현실을 담은 부분도 많다. 스프링클러가 고장나 점프를 못하게 되는 영화 속 일화는 실제 경험을 그대로 옮긴 것. 김흥수 코치는 "비 온다고 '얘들아 장비 챙겨라' 하고 연습을 나가곤 했다"라며 "'대회 못 나가니 우린 해체다' 하는 대목도 절절히 와 닿았다. 마땅한 실업팀이 없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등록 선수가 4명밖에 없는 것도 실제와 같다. 한 선수가 부상으로 먼저 귀국하면서 선수가 부족해 올해 '썸머 그랑프리' 첫 대회 단체전에 출전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감나는 영화 덕에 때 아닌 오해를 받는 일도 허다하다. 관심이라 생각하면 "기분좋은 오해"다. 특히 김흥수 코치는 나이가 훨씬 많은 배우 성동일이 영화 속 코치 역을 맡은 터라 만 29살인 나이가 자연스럽게 39살로 잘못 알려지기까지 했다. 이번 기회에 꼭 나이를 바로잡아 달라고 신신당부한 김 코치는 "만 서른도 안 된 총각"이라며 "요즘 저한테 '따님 괜찮냐'고 물어보는 분이 꽤 많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영화에선 배우 김지석이 강칠구란 이름으로 등장했지만, 강칠구 선수 역시 "제가 모자란 동생을 두고 있는 청년 가장은 아니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을 해야 할 만큼 풍족하지 않지만 그만큼 가난한 것도 아니다"고 웃었다. 김흥철 선수는 극중 김동욱이 까불까불한 나이트클럽 삐끼 출신으로 나온 탓에 본의 아니게 집으로도 '정말이냐?'는 연락이 많이 온단다.

김 코치와 강 선수는 영화로 시작된 지금의 반응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도 조금씩 마음을 다잡고 있다. 김 코치는 "매스컴의 효과가 대단하다. 빨리 식을 거라는 것도 분명히 안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우리를 알릴 수 있다는 것에 충분히 만족한다"고 털어놨다.

김 코치는 "무엇보다 선수들이 실업팀으로 들어가 걱정 없이 운동할 수 있고, 후배도 키워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강 선수는 "저희를 불쌍한 시선으로 봐주시는 분이 많다"며 "그렇기보다는 선수들이 열정을 갖고 즐기며 점프를 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가 무서운 흥행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이 때, 영화의 흥행이 어디까지 갔으면 좋겠냐고 두 사람에게 물었다. 같은 팀이어서 그럴까? 두 사람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흥행은 예상했던 겁니다. 1000만까지 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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