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민 "임권택 감독님은 제2의 아버지"(인터뷰)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9.08.2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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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의 아들'이 탄생한 지 20년이 흘렀다. '장군의 아들' 시리즈는 김승우, 신현준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가장 주목 받은 사람은 박상민이다.

박상민에게 '장군의 아들'은 20대에 새로운 박상민을 탄생케 한 작품이다. 박상민은 "임권택 감독님은 오늘의 박상민을 있게 한 제2의 아버지다"고 말한다. 박상민은 요즘의 이민호를 능가하는 인기를 구사했다고. 쉽게 말해 길을 다닐 수 가 없었단다.


"그때는 자만감이 있었던 것 같다. 목에 깁스를 했다고나 할까? 엄청만 명예와 부에 올랐었다.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긋는 작품에 출연한 게 정말 영예 아니겠냐?"

그는 지난해 2살 연하의 한나래 씨와 결혼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주위에서 "이제 사람 됐다"라는 이야기도 듣는다. 김두한으로 기억됐지만 이제 한 가정의 기둥으로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박상민은 "아직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아직 신혼 아니냐"며 너스레를 떤다.

-'장군의 아들'이 개봉한 지 20년이 됐다. 소감이 어떤지.


▶많은 일들이 일장춘몽처럼 스쳐 지나간다. 최고의 전성기로 인기를 구사했던 적도 있고 정말 힘들었던 적도 있다. 사건 사고도 많이 쳤다(웃음). 내가 어떻게 20년을 버텼을까 생각한다. 인기나 이런 것에 치우치지 않고 배우를 천직으로 여기며 20년을 연기력으로 버텨온 것 같다.

또 '장군의 아들'의 임권택 감독님은 오늘의 박상민을 있게 한 제2의 아버님이다. 최소한 박상민 캐스팅해서 망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안되지 않겠나. 지금까지 영화나 드라마를 22편 정도 했으니 매년 1편씩은 해온 것이다. 정말 한 길만 걸었다.

-'장군의 아들' 때는 인기가 대단했을 것 같다.

▶길을 다닐 수가 없었다. 정말 인기가 이런 거구나라고 생각했다. 나를 보고 기절한 사람도 있었고,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정말 많았다. 정말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됐다.

-그런데 정작 CF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다. 요즘에는 인기가 오르면 CF를 찍는 게 대세다.

▶지금까지 핫 브레이크라는 스낵 CF를 했었다. 그때는 그게 1년에 1편의 CF를 찍는 게 내 관리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인기가 올라 자만했을 것 같다.

▶그때는 좀 자만했던 것 같다. 목에 깁스를 했다고 할까? 21,2살 때 일확천금을 얻으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어린 나이에 명예와 부를 손에 쥐었으니. 거기에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긋는 영화에 3편까지 출연하지 않았나.

-당시에 진짜 건달들한테 인기도 많았을 것 같은데.

▶알고 보면 내가 전국구다. 전국에 큰형님들은 다 아는 것 같다(웃음)

-한동안 활동이 뜸 했었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슬럼프가 왔었다. 연기를 준비하다가 엎어지기도 하고 영화 '튜브'를 찍을 때 안좋은 일이 터지기 시작했다. 당시 '튜브'는 100억대의 영화였지만 대구지하철참사가 터져 개봉이 무기한 연장됐었다.

또 김성훈 박상민 배두나 중에서 김석훈을 메인으로 내세웠다. 무대 인사를 다닐 때 이 영화에 박상민이 나왔냐는 평도 들었다. 개봉 당시 미국에 놀러갔을 때 10일 만에 극장에서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술을 많이 마신 기억이 있다.

-'장군의 아들'이 뿌듯하긴 했지만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다.

▶자부심이 있고 정말 뿌듯하다. 하지만 나중에 독이 되기도 했다. '장군의 아들' 이미지가 강해 그것을 벗어나려고 엄청 노력했다. 하지만 배우에게 타이틀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웃음지으며) 연기 변신을 하려고 시도해봐라. 추석 설 등 국가 명절에 내내 '장군의 아들' 나오지 않았나. 멜로 연기를 해도 사람들에게는 중절모의 박상민이 각인된 상태였다.

-사실 '장군의 아들' 뒤에는 흥행 작품이 많지 않다.

▶일반 대중들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영화인들한테 인정받는 거다. 저 녀석이 '장군의 아들' 박상민이구나. 연기를 잘 한다는 평을 듣고 싶다.

왜냐하면 브루스 윌리스는 '다이하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터미네이터' 이미지가 평생 가지 않나. 그가 아무리 코믹연기를 시도해도 그 사람은 터미네이터인 것이다.

-언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나?

▶10년이 흘렀을 때 인 것 같다. 어느 순간 내 타이틀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또 내 목소리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초적인 면 때문에 후배들이 어려워할 것 같은데?

▶마초적인 면도 있고 다양한 면이 있다. 후배들과 이야기할 때 무조건 혼내지 않는다. 처음에 조용히 이야기하다가 결국 때리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거다. 사람들은 박상민이 때리는구나라고만 생각하지 그 상대방이 싸기지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 결혼을 해 화제가 됐다. 결혼하고 성격이 많이 바뀌었는지.

▶(웃음) 정말 성격이 많이 죽었다. 사람 됐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아내 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아는 오빠가 아니구나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더라. 사실 나이가 들면서 예전의 김두한 같은 모습은 조금 없어졌다.

-결혼이란 어떤 의미인지?

▶이제 알아나가는 느낌이다.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운 것 같다. 신혼 아닌가. 앞으로 아기도 가질 계획이다. 술 담배를 자제할 생각이다.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는 건강이 최고 아닐까?

-요즘 많은 스타부부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다. 출연할 생각이 없는지.

▶내 철칙이 가정은 가정이고 일은 일이다. 아침 오락프로그램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도 안 한다. 왜 자기의 집을 오픈하는지 모르겠다. 나이 많은 연예인들이 나중에 빛을 봐서 나오는 것이라면 몰라도, 왜 나와서 힘들 때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최근 전 세계에 2대 밖에 없는 람보르기니 디아블로를 갖고 있다고 해 화제가 됐다.

▶'내 사랑 못난이'를 촬영할 때 당시 벤츠 BMW에서 차량 협찬을 못해주겠다고 했었다. 직접 벤츠에 전화했더니 개인적으로 해드리고 싶지만 6개월 전에 서류 접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직접 구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슈퍼카를 사기 위해 유럽 전역을 뒤져 스위스에서 디아블로를 발견했다. 당시 주인이 구매자가 누구냐고 물어 한국의 배우라 했더니 흥미를 보였다. '튜브'와 '장군의 아들' 테이프를 보낸 뒤 살 수 있었다. 구매가는 약 8억 원이었다. 추후에 자선단체에 경매를 해서 기부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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