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불과한 시청률이 모든 드라마의 평가 잣대가 된 요즘 현실이 씁쓸하다."
최근 드라마에 출연 중인 한 배우의 말이다. 그렇다. 요즘은 숫자에 불과한 시청률이 배우들의 연기력도, 드라마의 작품성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시청률이 높으면 미흡한 연기력도 예쁘게 포장되고, 작품도 완성도가 높다며 극찬을 받는다.
하지만 시청률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아까운 작품이 있다. SBS 월화드라마 '드림'(연출 백수찬·극본 정형수)과 MBC 주말드라마 '탐나는 도다'(연출 윤상호 홍종찬·이재윤 외)가 바로 그 주인공.
월화극에서는 이미 MBC '선덕여왕'이, 주말극에서는 KBS 2TV '솔약국집 아들들'이 30~4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이미 자리를 선점한 터라 이들의 출발은 어찌 보면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중견 시청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사극과 주말극 특성상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습관처럼 한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시청자를 빼앗아 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의 배우와 스태프들은 의기투합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실제로 '드림'과 '탐나는도다'를 시청한 시청자들은 "대진운이 없었을 뿐 굉장히 재미있다"며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호평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주진모와 대표 꽃남 김범의 찰떡 호흡은 극을 더욱 흥미롭게 하고 있다. 또 '드림'을 통해 연기자로 변신한 손담비도 첫 데뷔작치고는 안정된 연기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평가는 내부 역시 다르지 않다. SBS는 현재 '드림'이 한 자릿수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드라마국은 조기종영은 없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다. 그간 한 자릿수 시청률의 많은 드라마들이 조기종영을 맞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만난 SBS 허웅 드라마국장은 "예정대로 20회로 제작된다"며 "'드림'은 스포츠에이전트와 격투기라는 이제껏 다루지 않았던 소재를 다룬데다 드라마 자체로도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드라마국 고위 관계자 역시 "대진운만 좋았어도 더 좋은 시청률을 얻었을 작품"이라고 밝혔다.
MBC 드라마국 역시 '탐나는 도다'에 대해 "작품성은 괜찮은데 주부 시청자들 위주의 가족극이 자리 잡은 주말극에서 만화 같은 '탐나는도다'가 자리를 잘 못 잡는 것 같다"며 "월화 혹은 수목극이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기자와 만난 '탐나는 도다'의 주연배우 임주환은 "시청률은 낮지만 많은 분들이 호평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힘이 난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