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전설의 고향-가면귀' ⓒ사진=KBS |
KBS 2TV 월화드라마 '2009 전설의 고향'이 민속을 상징하는 사당패의 이야기를 그린 '가면귀'(극본 이찬영, 연출 문영진) 편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8일 방송된 '가면귀'는 원귀가 된 가섭(지주연 분)의 사연을 담아 여름의 끝자락에서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오싹한 공포를 느끼게 했다.
예인이 되고 싶었으나 시대의 제약과 여자라는 한계 때문에 풀꽃처럼 쓰러져야 했던 가섭의 원한을 풀어내는 과정에 가면을 쓴 귀신을 등장시켜 색다른 재미를 불러일으켰다.
가섭은 조실부모하고 어린 마음에 사당패가 좋아 따라다니다가 덕산(신동훈 분)의 눈에 띄어 사당패에 입단한다.
그녀는 원하는 대로 어름산이(줄 타는 사람)도 되고 아생(심형탁 분)과의 사랑도 얻지만 행복도 잠시뿐, 여사당을 탐하는 원님(윤순홍 분)과 그를 질시하는 정씨부인(이일화 분)의 계략으로 어린 나이에 원귀가 된다.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가섭이 자신을 질투한 정씨부인의 흉계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것이다.
가섭이 죽은 후 사당패 사이엔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하고 그 옆에는 항상 궤짝 하나가 따라다닌다.
바로 가섭의 죽음과 관계된 사당패 일원들이 차례로 화를 입은 것. 이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사당패의 조언자인 저승패(안병경 분)는 가섭의 한을 풀어주고자 한다.
정씨부인 또한 무당을 통해 가섭의 원한을 풀 방법을 찾는다. 정씨부인은 더구나 자신의 딸인 복비가 죽은 가섭의 이름을 부르는 것에 가슴 아파한다. 남편과 자신 때문에 죽은 많은 여인들의 원혼이 딸 복비를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궤짝에 갇혀 불에 타 죽은 가섭의 원혼과 그의 정인 아생은 원님을 위해 베풀어지는 연희장에서 복수를 감행한다.
그러나 가섭은 "어머니 죽이지마"라는 복비의 부탁에 마음을 돌린다. 복비는 어렸을 때 겪은 열병으로 절름발이에 오른쪽 얼굴과 손에 붉게 부풀어 오른 홍반이 있어 그런 딸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아버지 탓에 갇혀 지내는 신세다.
가섭은 "어머니가 가섭 언니를 죽인 이유는 바로 나를 위해서다. 동생이 생기면 아버지가 나를 더 멀리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복비의 말에 복수심을 거둬들인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 안방극장을 다시 찾은 '2009 전설의 고향'은 방영 내내 4~6%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초반 불거진 선정성 논란과 어색한 CG(컴퓨터 그래픽)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린 측면도 있다.
그러나 '전설의 고향'의 대표 캐릭터인 '구미호' 역의 전혜빈을 비롯해 출연배우들의 호연과 교훈적 내용을 담은 스토리가 깊은 인상을 남기며 다름의 의미를 더했다.
한편 '2009 전설의 고향'은 지난달 10일 '혈귀' 편을 시작으로 '죽도의 한'(11일), '계집종'(17일), '목각귀'(18일), '씨받이'(24일), '금서'(25일), '조용한 마을'(31일), '구미호'(9월 1일), '묘정의 구슬'(9월 7일)에 이어 '가면귀'까지 5주간에 걸쳐 총 10편의 이야기가 방송됐다.
'2009 전설의 고향-가면귀' ⓒ사진=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