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얼리, 브라운아이드걸스, 애프터스쿨(위부터) |
올해 대한민국 가요계를 한 단어로 정의하라면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단어는 걸그룹이다. 상반기 KBS 2TV '뮤직뱅크' 9주 연속 1위라는 기염을 토한 소녀시대 열풍부터 최근 2NE1, 포미닛, 티아라, f(x) 등 신인 걸그룹의 인기까지 걸그룹의 활약은 올해 어느 때보다 단연 눈에 띄었다.
여기에서 생긴 궁금증 하나. 도대체 어떤 그룹을 '걸그룹'으로 정의 내려야 할까.
'걸(girl)'의 사전적 의미는 소녀, 여학생, 미혼 여성 등이다. 흔히 '소녀'로 번역되는 이 단어의 느낌에 어울리기 위해서는 미성년자 멤버가 포함되어 있어야 할 듯하다. 하지만 현재 걸그룹이라는 수식어로 활동 중인 팀 가운데에는 20대 초반부터 2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멤버가 포진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과연 가요계 관계자들은 어떤 그룹들을 '걸그룹'으로 보고 있을까.
한 아이돌그룹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걸그룹이란 의미의 폭이 넓어졌다"며 "예전에는 10대 멤버들이 포함된 그룹을 걸그룹이라고 했었지만 그 멤버들이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되면서도 걸그룹 이미지를 갖고 가면서 의미가 넓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의 멤버 반수 이상이 성인이 되었지만 이들 모두 데뷔 당시에는 고등학생이었다는 뜻이다.
또 다른 아이돌그룹 관계자는 "'걸'이라는 단어를 말 그대로 소녀란 의미로 볼 수도 있지만 잡지에서 많이 사용하는 '걸리시(Girlish)'라는 단어처럼 넓은 뜻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걸그룹은 밝고 활기찬, 소녀다운 느낌을 가진 그룹에 붙이는 수식어가 된 것 같다"며 "나이 많은 사람에게도 걸리시란 표현을 쓸 수 있는 것처럼 '걸그룹'이 하나의 대명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데뷔를 준비 중인 한 여성그룹 관계자는 "걸그룹이라는 수식어 자체는 사실 기획사에서 잘 붙이지 않는다"며 "네티즌이나 언론이 걸그룹이라고 불러주면 바로 걸그룹이 되는 거다. 요즘에는 여성 댄스그룹의 또 다른 명칭으로 걸그룹을 사용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