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야' 3년7개월만에 서글픈 종영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9.09.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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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야'가 28일 164회로 종영한다. 2006년 2월 16일 첫 방송을 한 지 3년 7개월만이다. 이로써 KBS 2TV '개그 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과 함께 방송 3사가 똑같이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벌인 치열한 경쟁도 막을 내리게 됐다.

'개그야'는 최근 시청률 하락 속에 고전을 거듭해 왔다. 목요일과 금요일 밤, 심야 시간대를 전전하다 일요일 오후로까지 내려왔다. 시청률이 높지 않다고 내몰리듯 각종 시간대를 전전했던 것은 시청률의 하락을 더욱 부채질했다. 결국 밤에 보는 공개 개그, '개그夜'로 출발했던 처음의 정체성도 지키지 못했다. 시청률은 더욱 하락했다.


'개그야'에도 전성기가 있었다. 2006년 하반기부터 2007년 상반기가지 '개그야'는 '사모님', '주연아', '별을 쏘다' 등 각종 히트 코너를 내놓으며 "김기사∼ 운전해∼', '아∼무 이유 없어'같은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김미려, 정성호, 조원석 등도 화제 속에 스타덤에 올랐다. 신인들을 주축으로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살린 것이 주효했다.

그러나 김미려, 조원석 등 '개그야'가 배출한 스타들이 떠나며 조금씩 '개그야'도 가라앉기 시작했다. 박준형과 정종철, 오지헌, 심현섭 등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했던 베테랑들도 투입됐다. 이들의 '리얼개그 진짜야' 등이 화제를 모은 가운데 전환규 이국주의 '우리도 결혼했어요', 황제성의 '그렇지요?!', 김경진의 '호모 사피엔스' 등이 사랑받으며 '개그야'는 또 한 번 재기를 꿈꿨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시간대 변경이 계속됐다. 금요일 오후 11시대 방송되며 조금씩 자리를 찾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올림픽, 파업으로 인한 결방 같은 악재가 겹쳤고, 토요일 밤 12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방송이 시작됐다. 올 상반기엔 일요일 오후 시간대로 또 한 번 시간대가 바뀌었다. 각종 패러디 개그 코너들도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한 번 떠나간 시청자들의 관심을 붙잡기는 쉽지 않았다.


3년 반 화려하고도 쓸쓸한 자취를 남기고 '개그야'가 종영한다. 후속 '하.땅.사'는 공개 개그 프로그램이 아니라 대결 구도의 개그 버라이어티다. MBC의 공개 코미디 프로가 이로써 막을 내리게 됐다. 그 주인공들은 이제 개그 버라이어티의 새로운 형식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잦은 시간대 변경과 부침 속에 지금에 온 '개그야'는 한 번 반짝하더라도 그 수명을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서글픈 개그계의 현실 그 자체인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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