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땅사', 토크+몸개그+배틀..공개코미디도 진화한다

김겨울 기자 / 입력 : 2009.10.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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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공개코미디 '개그야'가 3년 7개월로 막을 내리고 '하.땅.사.(하늘도 웃고, 땅도 웃고 사람도 웃는다)'가 새롭게 편성됐다.


지난달 29일 '하.땅.사'의 첫 녹화가 시작됐다. 박미선, 이경실, 정찬우, 박준형, 지상렬로 구성된 5명의 MC는 이 날 M팀과 C팀으로 나눠 개그 배틀을 벌였다.

M팀은 박준형이 단장을 맡고, MBC 공채 개그맨들과 '개그야'에 출연했던 팀들로 이뤄졌다. C팀은 정찬우가 단장을 맡고 컬투 패밀리로 새롭게 들어온 개그맨들로 구성됐다. 이경실과 지상렬은 각각 M팀과 C팀의 멘토를 자청하며 응원했다.

대결 형식은 각 팀에서 한 팀 씩 나와 팀 별로 배틀을 한 후, 방청객들의 즉석 투표로 진 팀과 이긴 팀을 가름한다. 진 팀은 단장이 물대포르 쏘이는 벌칙을 받았다.


이 날은 '으악', '택시', '두드림', '좀비', '설이별이' 등 총 8팀이 개그를 선보였다. 이들이 개그를 마친 후에는 선배 개그맨들의 따끔한 평가도 이어졌다.

가령 '으악' 팀이 공연을 마친 후에는 상대편이었던 이경실이 "잘 안 들렸어요"라며 핀잔을 주는 식이다. 그리고는 재현해보기도 한다. '으악'은 허약한 할아버지와 맹랑한 유치원 손자 두 명이 진행하는 코너로 박미선이 할머니 역으로 재현해 웃음을 샀다.

이처럼 낯선 개그맨과 친숙한 개그맨, 선후배가 합세해 코너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이 뿐 아니다. '사물개그로 90초 안에 웃기기', '허접 장기대결' 등 개그 코너 간간히 토크와 더불어 장기 자랑이 이어졌다. 풍선과 명함, 마술도구, 병원 용품 등 소품도 다양한 소품으로 웃기는 몸 개그로 방청객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최종 승리한 팀이 발표되고 폐지 코너와 MVP 코너가 발표되면서 일종의 개그 콘테스트를 보는 느낌도 들었다.

이 날 녹화는 오후 7시가 넘어 시작돼 밤 12시에나 끝났다. 4시간이 넘는 장시간 공연이었지만 방청객들은 지친 기색보다는 소극장에서 공연을 본 듯한 재미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방청객은 "방송 녹화라기보다는 일종의 쇼를 보는 느낌이 강했다. 친숙한 개그맨들도 많아지고 계속 코미디만 하는 것이 아니라 토크가 어우러져 재밌었다"며 "직접 점수를 주는 입장이다 보니 긴장감도 있었다"고 방청 소감을 밝혔다.

공개코미디에서 그간 자존심을 구겨왔던 MBC가 '하.땅.사'를 통해 토크와 몸 개그, 그리고 배틀이 접목된 새로운 형식의 공개 코미디로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10월 11일 첫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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