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영평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공동수상한 소지섭과 강지환이 환하게 웃고 있다. 송희진 기자 |
배급사가 극장 부금을 채권자들에 불법으로 양도했다는 이유로 투자자 및 제작사에 소송을 당한 '영화는 영화다' 사건이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소송을 제기한 소지섭 강지환 등 '영화는 영화다' 투자자 및 제작사가 돈을 돌려받고 사건이 일단락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재판부는 '영화는 영화다' 사건과 관련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스폰지 이엔티 측이 극장에 청구권이 있다고 판결을 내렸으며, 스튜디오2.0이 채권자들에 양도한 금액은 무효라고 선고했다.
스폰지 이엔티는 지난 1월 김기덕필름과 씨제이창업투자,영화미소,소지섭,강지환,스태프 등 투자사와 제작사를 대표해 소송을 제기했다. 배급사인 스튜디오2.0과 미디어코프가 제작사와 투자사에 돌려줘야 할 30여억원에 달하는 극장부금을 채권자에 양도하려 했기 때문.
당시 스폰지이엔티는 스튜디오2.0과 미디어코프가 채권자들에게 극장부금을 지급해서는 안된다는 법원의 지급금지가처분신청을 받고 극장부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영화는 영화다' 법정 공방은 올 초 영화계에 크게 회자된 사건이다. '영화는 영화다'가 한국영화 평균제작비의 4분의 1수준인 6억 5000만원의 제작비에 소지섭 강지환이라는 톱스타가 출연,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샀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또 스튜디오2.0이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투자배급사 중 하나며 좋은 영화를 양산했던 곳이기에 한국영화 위기의 한 사례로 인구에 회자됐다.
'영화는 영화다'는 저예산영화라도 완성도를 높이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모범사례로 꼽혔기에 당시 소송은 아쉬움을 샀다. 특히 소지섭과 강지환 두 스타가 출연료 대신 오히려 투자자로 참여, 위기의 한국영화계에 모범적인 사례로 꼽혔던 터라 크게 아쉬움을 남겼다. 소지섭과 강지환은 이 영화로 각종 시상식에 신인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이번 선고로 모든 소송이 일단락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패소한 스튜디오2.0 측이 항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공탁을 건 CGV와 프리머스 등 극장들은 부금을 아직 어느 한 쪽에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폰지 이엔티 관계자는 "소지섭 강지환 등 투자자들에 일단 승소 판결을 받은 것은 연락을 했다"면서도 "소송이 계속 진행될 것 같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