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는 중견에 맡겨라 '웃기는 어르신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9.10.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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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보석비빔밥'의 한혜숙,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순재, '솔약국집 아들들', '지붕뚫고 하이킥'의 김자옥
사진 왼쪽 위부터 '보석비빔밥'의 한혜숙,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순재, '솔약국집 아들들', '지붕뚫고 하이킥'의 김자옥


젊은 배우들이 까부는 사이 중견 배우들은 점잖게 무게를 잡는다는 설정은 옛말. 요즘엔 어르신들이 더 웃긴다. 기존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변신이기에 중견 배우들의 코미디는 더 웃긴다. 그러니 코미디는 중견에게 맡겨라. '웃기는 어르신' 나가신다.

MBC 일일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은 대표적인 예다. 특히 이순재의 변신은 눈부시다. 김병욱 PD의 전작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야동순재'로 웃음을 안겼던 이순재는 이번엔 '멜로순재'로 활약중이다. 집안에선 호통치는 가장이지만 연인 김자옥 앞에선 사랑에 빠진 청춘이 따로 없다. '야동순재' 이후에도 '이산', '선덕여왕'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왕을 연기했던 이순재이기에 더 재밌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우아한 중년 아가씨 김자옥도 '웃기는 어르신' 대표주자다.


MBC 주말드라마 '보석비빔밥'에서는 한혜숙의 변신이 웃음을 자아냈다. 임성한 작가의 페르소나로, 그간 우아한 귀부인 역할을 도맡았던 한혜숙은 민폐형 어머니의 정점을 보여준다. 극중 이름조차도 '피혜자'. '야매' 가슴성형을 받다 응급실에 실려가는가 하면, 굿을 벌이겠다며 덜컥 수백만원을 무당에게 맡기기도 한다. 뒷감당은 자녀들 몫이다. 한혜숙의 맹한 표정연기는 웃음을 더한다. 앙숙 어르신 김용옥 정혜선의 앙상블은 압권이다.

종영한 KBS 2TV '솔약국집 아들들'에서도 중견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바람 잘 날 없는 솔약국 가족의 백일섭 윤미라, 사돈인 김용건 김혜옥이 웃음의 한 축을 담당했다. 주책맞고, 솔직하고, 유들유들하고, 집착있고…. 저마다 개성 강한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한 드라마 PD는 "코미디는 쉬운 연기가 아니다. 탄탄한 연기력과 경험을 갖고 있는 중견들이기에 더 안정감있고도 공감가는 코미디 연기를 펼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남자 탤런트는 "젊은 배우들보다 선생님들이 웃겨주시니까 드라마가 더욱 재미있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중견배우 한 분이 망가지면 그게 굉장히 이례적이었는데 이젠 대세가 됐다"고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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