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다' 극장서 왕따? 첫날부터 '퐁당퐁당'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9.11.02 10:23
  • 글자크기조절
image
가수 겸 배우 장나라가 6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영화 '하늘과 바다'가 극장에서 극심한 홀대를 받고 있다. 첫날부터 '퐁당퐁당'(교차상영을 일컫는 영화계 은어)을 당해 극장에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개봉한 '하늘과 바다'는 개봉 첫 주 일요일인 1일까지 1만 3715명을 동원해 9위에 올랐다. 이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1일 하루에만 20만 4518명을 동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늘과 바다'는 1일에는 4143명을 동원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하늘과 바다'가 철저히 관객에 외면 받은 것으로만 비춰진다. 하지만 속내를 들춰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198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하늘과 바다'는 첫날부터 심각하게 '퐁당퐁당'을 당했다. 개봉관 전체에서 조조 상영으로 밀렸을 뿐더러 둘째 날부터 전체 스크린 절반 가까이에서 사실상 퇴출에 가까운 수모를 당했다.

영화계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대작 밀어주기 피해자가 된 것. '퐁당퐁당'은 스크린독과점과 아울러 한국영화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된다. 제작된 영화들이 관객과 채 만나기도 전에 기회를 발탁당하기 때문이다.


극장 비수기인 10월과 11월, 그동안 개봉을 못했던 영화들이 앞 다퉈 쏟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블록버스터가 적은 시기에 개봉하면 '퐁당퐁당'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퐁당퐁당'은 현재 '하늘과 바다' 뿐 아니라 다른 규모가 작은 영화들에게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하늘과 바다' 공동 제작사 제이엔 디베르티스망 관계자는 "필름 케이스를 옮기던 도중 바닥에 떨어뜨려 필름이 훼손됐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까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기업들의 횡포가 너무 극심하다"고 군소 영화사의 서러움을 토로했다.

'하늘과 바다'는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 대행을 맡았으며, P&A (프린트 앤 마케팅) 비용은 제이엔 디베르티스망의 주호성 대표가 대부분 떠안았다. 주 대표는 '하늘과 바다'에 상당수 제작비 및 P&A 비용까지 담당, 사실상 이 영화를 총책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일부 극장에서 그런 경향을 보이기는 하고 있지만 2주차에도 스크린수는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늘과 바다'는 6살 지능을 가졌지만 바이올린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하늘과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집에서 나온 여자 바다, 그리고 피자배달부 청년의 우정을 그린 영화. 한류스타 장나라가 '오 해피데이' 이후 6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하늘과 바다'는 영화 개봉 전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등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공정성 논란을 낳았다.

과연 '하늘과 바다'가 대종상에 걸맞은 영화인지 관객이 판단을 하기도 전에 극장에서 내몰리는 게 옳은지, 이래저래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