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영평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공동수상한 소지섭과 강지환이 환하게 웃고 있다. 송희진 기자 |
배급사가 극장 부금을 채권자들에 불법으로 양도했다는 이유로 투자자 및 제작사에 소송을 당한 '영화는 영화다' 사건이 양측이 항소를 취하면서 일단락될 전망이다.
6일 스폰지 이엔티의 한 관계자는 "고소인과 피고소인 양측이 항소를 취하했다"며 "공탁금을 우선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화는 영화다'에 투자한 소지섭과 강지환 등은 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달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재판부는 '영화는 영화다' 사건과 관련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스폰지 이엔티 측이 극장에 청구권이 있다고 판결을 내렸으며, 스튜디오2.0이 채권자들에 양도한 금액은 무효라고 선고했다.
이에 스폰지 이엔티와 스튜디오2.0 채권자들은 즉각 항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양측이 항소를 취하함에 따라 공탁금을 스폰지 측이 우선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영화는 영화다'는 지난 1월 김기덕필름과 씨제이창업투자,영화미소,소지섭,강지환,스태프 등 투자사와 제작사를 대표해 소송을 제기했다. 배급사인 스튜디오2.0과 미디어코프가 제작사와 투자사에 돌려줘야 할 30여억원에 달하는 극장부금을 채권자에 양도하려 했기 때문.
당시 스폰지이엔티는 스튜디오2.0과 미디어코프가 채권자들에게 극장부금을 지급해서는 안된다는 법원의 지급금지가처분신청을 받고 극장부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영화는 영화다' 법정 공방은 올 초 영화계에 크게 회자된 사건이다.
'영화는 영화다'는 한국영화 평균제작비의 4분의 1수준인 6억 5000만원의 제작비에 소지섭 강지환이라는 톱스타가 출연,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샀던 작품이다. '영화는 영화다'는 저예산영화라도 완성도를 높이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모범사례로 꼽혔기에 당시 소송은 아쉬움을 샀다.
또 스튜디오2.0이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투자배급사 중 하나며 좋은 영화를 양산했던 곳이기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양측이 항소를 취하했지만 아직 사건이 전부 일단락된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 추이를 살피던 극장들로부터 부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수순이 남아 있다. 그러나 법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양측이 항소를 취하한 만큼 조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