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삼' 고세원 "왕재수, 싱크로율 100% 대만족"(인터뷰)

김수진 기자 / 입력 : 2009.11.0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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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세원 ⓒ유동일 기자 eddie@


이보다 더 '밥맛'일 수 있을까. 안방극장에 시청자의 미움을 독차지하고 있는 남자가 있다. 말 그대로 왕재수. 인기리에 방송중인 KBS 2TV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에 등장하는 캐릭터다.

가난한 고시생에서 검사된 왕재수, 출세의 날개를 달기위해 그는 과거 자신을 돌본 애인을 헌신처럼 버리고 재력을 위해 사랑도 버리는 왕재수다. 지난 8일 방송분에서는 왕재수가 자신이 버린 애인 주어영(오지은 분)과 재력을 지닌 새로운 애인 사이에 양다리를 걸친 사실이 공개되면서 나쁜 남자의 진면목을 그대로 드러냈다.


최근 왕재수를 연기하며 오가는 곳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고세원(30)을 만났다. "내가 봐도 왕재수는 정말 왕재수"라고 웃으며 말하는 고세원이다.

-왕재수, 극중 캐릭터 정말 정이 안 간다. 얼마나 공감하나.

▶하하. 어떤 면은 공감하는데, 사실 대본연습을 할 때 (연기자)선생님들도 '재수 없다'고들 하신다. 사실 왕재수를 비롯한 드라마 캐릭터는 만들어낸 인물이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되지 않느냐. 왕재수에게도 남자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 부분이 있다. 기본적인 욕구는 신분상승이다. 왕재수의 신분상승 욕구는 이해된다. 보통의 대한민국 남자들은 조금씩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일에 있어 열심히 하는 것일 것이다.


왕재수처럼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서, 나에게 마음이 떠나지 않은 여자의 마음을 악용하는, 아주 나쁜 남자. 이런 악역도 배우로서 한 번 쯤은 해보고 싶었다. 공감은 하지 못하지만 재미있다. 왕재수는 정말 왕재수다. 하하.

-왕재수, 자신의 운은 얼마정도라고 생각하나.

▶내가 재수가 없었다면 지금 이렇게 연기활동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굉장히 재수가 좋은 사람이다. 왕재수를 연기하게 된 것 역시 나는 재수가 좋다.

-왕재수 캐릭터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 인가.

▶좋은 캐릭터를 하고 싶은 건 배우라면 누구나 갖는 마음이다. 욕 먹는 게 부담이 되긴 하지만 처음부터 욕먹는 건 각오하고 시작했다. 방송되고 게시판에 싱크로율 100%라는 얘기가 있더라. 완전히 만족한다. 이상하게 좋다.

-극중 캐릭터 때문에 먹는 욕, 속상할 만도 할 텐데.

▶연기는 연기일 뿐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 게시판을 넘어서 내 홈피까지 "똑바로 살아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좋은 현상인데 드라마 끝난 후까지 그러시면 곤란하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실제로는 내가 맡은 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성격이다. 외모가 강해서 나에 대한 오해들이 있는 것 같다. 쉬는 날엔 거의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조용한 스타일이다. 외모와는 다르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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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세원 ⓒ유동일 기자 eddie@


-독한 캐릭터가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지가 고정된다면 상당히 오래 남을 것이라는 고민을 하긴 했다. 하지만 그런 고민 때문에 배역을 소화하지 못하면 그게 더 나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악역이지만 연기를 잘했다는 얘기를 들으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 요즘 슬슬 여기저기 다니면 나를 보는 시선이 나쁘더라. 그전에는 '혁규'(막돼먹은 영애씨 캐릭터)로 아시니까 나를 보면 쓱 웃으시는데 요즘에는 안 웃으시더라.

-출연중인 tVN '막돼먹은 영애씨'에서는 우유부단한 남자의 전형, '수상한 삼형제'에서는 나쁜 남자의 전형을 연기한다. 고정화된 이미지가 부담되지 않는가.

▶아니다. 하고 싶었다. 너무 완벽한 캐릭터는 싫다. 사람은 빈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완벽한 캐릭터는 사람이 다가가기 힘들다. 인간다운 면이 보여야 다가갈 수 있다. 물론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들이 평범하진 않다. 하지만 왕재수의 경우에는 중간 중간 웃긴 모습도 나온다. 즉 빈틈이 보인다. 요즘 나와 길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어떤 분들은 '이런 놈은 때려 줘야한다', '매장시켜야한다'고 한다. 하지만 왕재수들만의 고충이 있다고 생각한다. 태어날 때부터 악한 사람이 있을 수 있나.

-실제 성격이 궁금하다.

▶느긋하고 유쾌하다. 재미있는 성격이다. 하나에 집중하면 끝을 봐야하는 성격인데, 이런 점은 왕재수와 닮은 것 같다.

-왕재수의 연애타입이 장안에 화제다. (절대 만나지 말아야할 남자로) 실제 연애스타일은 어떤가.

▶한 번 마음을 주면 변치 않는 스타일이다. 정말이다.

-현재도 연애중인가.

▶지금은 아니다.

-뮤지컬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맹활약중이다.

▶연기는 그 무대가 어디건 간에 진실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하는 한 장소를 구분 없이 마음껏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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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세원 ⓒ유동일 기자 ed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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