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임성균 기자 tjdrbs23@ |
'할리우드 영화 속 아시안 남자배우는 왜 로맨스가 없는 거야?'
비의 할리우드 첫 주연 영화 '닌자 어쌔신'이 26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도 25~27일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닌자 어쌔신' 개봉 확정 소식이 잇따르자 미국 영화전문사이트 IMDb는 남주인공 비와 여주인공 나오미 해리스의 극중 로맨스 여부에 대한 논쟁으로 달아올랐다.
예고편을 본 한 누리꾼은 "나오미와 비(Rain)는 서로 잘 어울리는 편"이라며 "아시안 남성이 아름다운 흑인 여성과 함께 하는 모습이 나쁘지 않은데 이들은 별 로맨스 없이 그냥 파트너일 뿐이냐"는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다른 누리꾼은 한 발 더 나가 "(작품에서) 아시안 남성은 백인 남성의 아시안 여자친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상대로 주로 등장해온 게 사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종의 인종차별적 설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나오미와 비의 인종을 초월한 로맨스를 기대했던 누리꾼들은 예고편을 보고 90여 개에 달하는 댓글을 달며 갖가지 추측과 분석을 쏟아냈다.
이들 중 한 누리꾼은 나오미와의 로맨스가 부각되지 않은 데 대해 "비의 한국 팬들이 그가 영화에서 흑인 여성과 로맨스를 연출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국내 팬 반응에 민감한 한국 톱스타가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에서 다른 인종 배우와의 로맨스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이 같은 주장의 근거다.
"비가 한국 팬들을 의식해 과도한 애정연기는 부담스러워하고 액션에 몰두하지 않았을까"하는 의견을 보인 누리꾼도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나오미와 비의 로맨스가 없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코미디, 액션물에서 아시안 남성 배우들이 굳이 흑인 여배우, 백인 여배우 등과 로맨스를 연출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개봉을 앞둔 '닌자 어쌔신'을 둘러싼 이 같은 논쟁은 미국 내에서 아직 '동양에서 온 남자배우는 무술과 액션을 맡아야 한다'는 선입견이 존재함을 방증한다.
할리우드에서 백인이 아닌 남성이 타인종과의 로맨스를 연기하는 일은 아직도 어렵다. 미남으로 꼽히는 흑인배우 덴젤 워싱턴은 영화 '펠리칸 브리프'(1994)에서 상대역 줄리아 로버츠와 그 흔한 키스신 한번 하지 못했다. 원작과는 달리 러브신이 사라진 것에 대한 지적 이후 이러한 편견은 많이 깨졌다고 한다. 하지만 아시아인 남자배우에 대한 벽견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 같다는 평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