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SBS는 "최민수가 '아버지의 집' 출연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집'은 전 생애를 통해 자식을 위해 끊임없이 눈물겨운 희생을 하다 비극적 최후를 맞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SBS에 따르면 연출자 김수룡PD는 이날 오전 "캐스팅 확정 전 일부 성급한 보도로 인해 다소 혼선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어제 밤 늦게 서울 시내 모처에서 최민수씨와 만나 출연을 확정지었다"며 "최민수씨가 출연 여부에 대해 오랫동안 망설였지만 작품 속에 담긴 아버지의 뭉클한 부성애에 감동해 결심하게 되었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주인공 캐릭터에 적합한 유일한 배우로 최민수를 생각했다는 김수룡 PD는 지난 달 26일 대본초고가 탈고된 직후 최민수를 만났다.
극의 시대적 배경은 1988년부터 2009년 현재까지로, 주인공은 29세부터 50세까지의 세월을 관통하는 고난도의 연기를 필요로 해 캐스팅 상 난관이 예상됐지만 김PD는 최민수에 대한 신뢰 하나로 완전한 촬영대본이 완성되기도 전에 2003년 SBS 주말드라마 ‘태양의 남쪽’을 통해 두터운 인연을 맺어온 최민수에게 캐스팅 제안을 했다.
애초 김수룡PD는 주인공으로 배우 최민수를 놓고 기획했으며, 때문에 만일 최민수가 캐스팅을 고사할 경우, 아예 이 작품을 포기하고 다른 기획으로 돌릴 것까지 고려해 서둘러 제안을 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김PD는 만일의 경우 대안으로 예인의 애환을 다룬 사극 소재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었다"고 조연출 김유진 PD는 전했다
캐스팅 제안에 대해 최민수는 "아직 연기에 임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완곡히 고사했으나, 최민수가 몇 해 전 모 방송사가 아버지 최무룡 선생의 이미지를 극중에서 실추시킨 것에 법정 투쟁까지 벌여가며 결국 수년 만에 승소를 얻어낸 과정을 지켜봐온 김수룡 PD는 "최민수씨도 아버지에 대한 감회와 애정이 각별하고 더구나 아이들에 대한 사랑도 남다른 사람이니, 이 작품을 통해 아버지라는 존재의 숭고한 희생과 지난한 삶을 감동적으로 함께 그려보자"고 설득했다.
하지만 김PD의 간곡한 권유에도 최민수의 결정은 쉽지만은 않았고, 긴 고민 끝에 10일 밤 극적 만남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최민수는 비로소 "결심이 늦었던 마음 헤아려 이해해 달라. 많이 망설였지만 포기하기엔 작품이 정말 아름답고 배역도 매력있어 배우로서 욕심이 난다. 무엇보다 극중 가슴 뜨거운 아버지의 모습과 감독님의 우정에 마음이 움직였다. 좋은 작품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김수룡PD에게 최종 결심을 전했고, 김PD는 “변함없는 우정에 감사한다”는 인사로 화답했다.
'아버지의 집'은 내달 21일과 22일에 걸쳐 2부작으로 방송된다.
한편 최민수는 지난해 4월 노인 폭행 사건에 휘말린 뒤 칩거 생활을 해왔으며 지난 8월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