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자' 제작사 활동사진의 조선묵 대표는 11일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좌석점유율이 이렇게 높은데 퐁당퐁당을 당하게 됐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 토로했다. 지난 5일 247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집행자'는 첫 주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를 만큼 선전했다.
사형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졌음에도 객석점유율이 높아 롱런 가능성도 점쳐졌다. '집행자'는 12억5000만원으로 제작, 한국영화 평균제작비의 3분의 1 수준으로 만들어졌지만 조재현과 윤계상의 호연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주차부터 조조와 심야 상영으로 극장에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2012'와 코미디영화 '청담보살' 등 기대작들이 개봉되자 '집행자' 스크린수를 줄이는 한편 교차상영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조선묵 대표는 "퐁당퐁당으로 내몰리면 관객이 찾아보려고 해도 좀처럼 볼 수가 없다"면서 "영화가 블록버스터만 있냐"고 한탄스러워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군소영화제작사가 퐁당퐁당 피해를 봐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면서 "이번에는 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조만간 영진위와 공정위에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12일 삭발시위도 진행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문화부 또는 공정위 앞에서 퐁당퐁당에 대한 항의차원에서 삭발시위를 할 것"이라며 "한국영화계를 위해서라도 정당한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영화계에서는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퐁당퐁당에 내몰리면 살아날 수가 없다는 게 정설일 정도로 교차상영에 대한 피해는 심각하다. '퐁당퐁당'은 스크린독과점과 아울러 한국영화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된다. 제작된 영화들이 관객과 채 만나기도 전에 기회를 발탁당하기 때문이다.
극장 비수기인 10월과 11월, 그동안 개봉을 못했던 영화들이 앞 다퉈 쏟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블록버스터가 적은 시기에 개봉하면 '퐁당퐁당'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
하지만 '하늘과 바다'가 개봉 첫날부터 퐁당퐁당 피해를 당했을 뿐만 아니라 '집행자' 역시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등 비수기에도 '퐁당퐁당'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영화의 다양성과 관객의 선택권을 위해서라도 퐁당퐁당은 사라져야한다. 물론 극장에서는 관객이 몰리는 영화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집행자'처럼 관객이 드는 영화도 퐁당퐁당에 내몰리면 변명의 여지가 사라진다. 또 극장산업은 문화산업인 만큼 공적인 역할도 해야 한다. 작은 영화에 기회를 줘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