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마니아 드라마에요."
안방극장에 마니아드라마들이 속출하고 있다. '선덕여왕', '아이리스'등 인기드라마들이 높은 시청률로 시청자들을 '싹쓸이'하면서 경쟁드라마들이 소수의 시청자들을 위한 마니아드라마로 전락하고 있는 것.
이들 마니아드라마들은 10%내외의 시청률을 나타내며 인기드라마의 질주 속에 묵묵히 자신의 갈 길을 가고 있다.
지난 5월 MBC '선덕여왕'이 첫 방송한 이후 월화 안방극장은 '선덕여왕'의 독주 그 자체였다. 11월까지 KBS 2TV '결혼 못하는 남자', '전설의 고향', '공주가 돌아왔다', SBS '자명고', '드림'등이 방영됐지만 실제 다수의 시청자들이 이들 드라마들이 방송됐는지도 모를 만큼 조용히 지나간 게 사실.
하지만 이들 드라마들이 결코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지진희 엄정화가 주연한 '결혼 못하는 남자'나 황신혜 오연수의 오랜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눈길을 끈 '공주가 돌아왔다'는 나름의 시청층을 형성하며 '그들'사이에서는 호평을 이끌었다.
드라마 최초로 낙랑을 조명한 '자명고'나 가수 손담비의 연기자 변신, 종합격투기를 최초로 안방극장에 들인 '드림'의 경우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들 드라마의 성적은 시청률 두 자릿수가 요원할 만큼 안타까운 결과를 얻었다.
눈에 띄는 대작 없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고루 나눠가졌던 수목극의 경우 지난달 KBS 2TV '아이리스'의 시작 이후 마니아드라마들이 속출하고 있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의 첫 연기 데뷔작으로 관심을 모은 MBC '맨땅에 헤딩'의 경우 방송 내내 줄곧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하다 결국 조기종영이라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SBS '미남이시네요'의 경우는 '아이리스'의 등장이 더욱 뼈아픈 경우. 장근석 박신혜 이홍기 정용화 등 젊은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아이돌그룹을 다룬 판타지 드라마로 관심을 모았지만 '아이리스'의 등장과 함께 다수의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황.
하지만 '미남이시네요' 팬들은 드라마적 완성도와 주연배우들의 호연에 열광하며 '소리 없는 환호'를 보내는 중이다.
이에 대해 한 드라마 제작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선덕여왕'이나 '아이리스'의 선전에 다른 드라마들이 대항하기란 사실상 힘들다"며 "하지만 드라마 완성도가 낮다고 보지는 않는다. 마니아드라마로서 소수의 시청자라도 만족시키는 게 이들 드라마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