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하 ⓒ사진=유동일 기자 eddie@ |
히트 그룹을 탈퇴하고 홀로서기에 나선 그가 어떤 대중의 심판을 받을지 아직 뚜껑이 열리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SG워너비 전(前)멤버라는 꼬리표, 올 상반기 히트곡이었던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의 두 번째 버전 '어떻게 잊겠습니까'를 타이틀곡으로 삼았다는 기대감이 그에게 더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터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눈 뒤 그는 그저 가수 채동하일 뿐이었다. 항간에 떠돈 '연기를 하기 위해 SG워너비를 탈퇴했다'는 이야기는 루머일 뿐 자신은 '가수'라고 말하는 채동하는 2년여의 침묵을 깨고 그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다시 채동하란 이름으로 솔로 음반 '에세이'를 발매한 채동하에게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과거의 채동하
SG워너비를 탈퇴한지 1년 6개월. 반 정도의 기간을 휴식으로, 반 정도의 기간을 일로 보냈다. '에세이' 속 담긴 글은 채동하의 지난 시간들을 고스란히 담은 진짜 일기다. 그간 SG워너비의 탈퇴 이유, 열애설 등에 대해 침묵했던 그는 대중에게 쌓인 오해를 풀기 위해 컴퓨터 속 감춰왔던 일기를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
새로운 음악에 도전해볼까 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아직 대중들은 SG워너비가 아닌 채동하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자신이 잘하는 발라드 음악으로 좀 더 자신을 알리고자 했다. 오랜만에 내는 음반이니만큼 음악적으로 큰 방향을 잡는데 시간을 보내다보니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SG워너비 탈퇴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는다. 솔로로 나서기 위해 팀을 탈퇴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쌓여온 개인적인 문제들이 계약기간 만료와 동시에 터져 나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솔로로, 혹은 연기자로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가 팀을 탈퇴했다고 생각했다. 침묵하면 언젠가는 자신의 뜻을 알아주겠지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채동하는 이제 말하기로 결심했다.
채동하 ⓒ사진=유동일 기자 eddie@ |
현재의 채동하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한 채동하는 "수록곡 '잘가 바보야'는 17번이나 가사를 수정했다"며 자랑스레 말했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인 음반이라는 뜻이다.
다시 한 번 나선 홀로서기이니만큼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다. SG워너비를 사랑해줬던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크다. 그만큼 더 이를 악물고 일어서야겠다는 각오는 매일 새롭게 다잡는다.
SG워너비 탈퇴와 함께 고스란히 쌓인 오해와 편견은 이번 음반을 통해 허물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이번 음반이 앞으로 '솔로' 채동하의 기준점이 됐으면 하고 바란다. 그의 꿈은 다만 자신이 편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대중이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다.
이번 음반을 통해 채동하는 큰 욕심을 이루고자 하는 게 아니다. 다만 순수하게 음악에 매진하는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는 지금 판결을 기다리는 범인의 심정으로 대중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미래의 채동하
SG워너비 공연장에서 한 번 쯤 채동하를 만난 사람이라면 그가 사실 진짜로 하고 싶어하는 음악은 발라드가 아니라 록이라는 사실을 금세 눈치 챌 수 있다. 자신이 직접 작사한 '잘가 바보야'는 그의 그런 취향이 한껏 반영된 곡이다.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어요. 그간 미디움 템포, 발라드 등 여러 장르에 도전했었죠. 나중에는 메탈 음악을 하면 어떨까 해요. 제 어렸을 때 우상이 미스터빅이었거든요. 같이 뛰고 소리치면서 열정적으로 즐길 수 있는 록 음악이 좋아요."
채동하는 드라마 OST, SG워너비 활동 등으로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즈음엔 일본을 찾아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또한 솔로로서 공연도 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그가 가장 이루고픈 목표는 '솔로로서의 성공'이다.
"활동 준비하면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솔로가 잘 안 되면 탈퇴의 의미가 없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거든요. 솔직하게 최선을 다 하면 알아주시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