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송희진 기자 |
미실이 원망스럽다?
KBS 2TV 새 월화극 '천하무적 이평강'(극본 박계옥, 연출 이정섭)의 주연배우 남상미와 지현우는 예상을 훨씬 밑도는 시청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9일 첫 회 시청률 5.1%(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로 부진한 출발을 알린 '천하무적 이평강'은 방송 4회째를 맞아서도 그 흐름에 큰 변화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19일 오후 드라마 촬영장소인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 위치한 파인리즈리조트에서 만난 두 사람의 대답은 "안타깝다"와 "마음이 아프다"였다.
남상미는 '선덕여왕'과의 맞대결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부담이라기보다 안타깝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출연자들과 스태프 모두 애정을 갖고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어찌 보면 슬픈 일이다. 정말 재밌는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거듭 토로했다.
지현우는 "다른 작품을 할 때는 시청률이 안 나와도 크게 신경이 안 쓰였는데 이번 작품은 마음이 아프더라"라며 "TV에 안 나오시는 스태프 분들은 힘든 와중에도 밖에서 '드라마 재밌더라'라는 소리를 들으며 힘을 내시는데 그렇지 못할까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나 시청자들이 웃음이 있는 드라마를 보실 수 있는 기회를 놓치시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천하무적 이평강'을 이야기할 때는 매번 '선덕여왕'의 미실이 등장했다. 제작발표회 때 이미 사회자가 "미실의 죽음을 우리 드라마의 첫 방송과 맞물리게 하기 위해 한 주 가량 미뤘다더라"라고 말한 것은 물론, 이날 간담회에서도 연출자인 이정섭 PD는 "미실이 우리 드라마가 끝난 후에 죽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웃자고 한 말이겠지만 제작진 입장에서는 속이 시꺼멓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미 적진에 뛰어든다는 것을 알고 시작했지만 예상을 깨는 참패에 씁쓸함을 애써 감추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시청자들이 아직 드라마의 진가를 몰라봐주는 것이라면 두 주연배우가 생각할 때 '천하무적 이평강'은 어떤 드라마일까.
남상미는 "종합영양제 같은 드라마"라고 말했으며, 지현우는 "엽기"라고 답한 뒤 "상식의 틀을 깨고 고정관념을 깨는 드라마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뭐 저래, 왜 저렇게 오버해'가 아닌, 어릴 적 봤던 '톰과 제리'와 같이 마음을 열고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부연 설명했다.
'천하무적 이평강'은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며 태생적으로 악연인 평강(남상미 분)과 온달(지현우 분)이 눈만 마주치면 티격태격하는 좌충우돌 코미디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