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이민호, 김남길, 이병헌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
여풍이 거셌던 2009년의 안방극장, 그러나 남자들의 바람도 못지않았다. 다양한 매력의 미남 스타들이 브라운관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여심을 자극했다. 이들의 경쟁력은 외양만이 아니다. 극에 꼭 맞는 캐릭터 소화도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올 한 해를 초반, 중반, 후반으로 나눈다면 다음의 세 인물을 그 대표로 꼽기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 신드롬까지 불렀던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이민호, 인기드라마 '선덕여왕'에 중간 투입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비담 김남길, 그리고 액션 블록버스터 드라마 '아이리스'로 건재함을 과시한 이병헌!
◆준표야, 누나들을 부탁해.. 이민호
KBS 2TV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 구준표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민호. 그는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안하무인 도련님 구준표를 통해 단박에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고급스런 털장식이 달린 정장, 일명 소라머리로 불리는 헤어스타일은 그대로 유행과 화제가 됐다.
그러나 구준표 이민호는 하루아침에 뜬 반짝스타가 아니었다. 그는 긴 무명의 세월을 지내며 절치부심해 온 기대주. 이민호의 흡인력 있는 연기 덕에 만화적인 캐릭터, 허점있는 이야기에도 구준표가 더욱 주목받을 수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민호는 현재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고심중이다. 한 작품으로 톱스타가 됐기에 부담도 더 큰 것이 사실. 팬들은 그의 내년을 더 궁금해 하고 있다.
◆비밀병기, 위력을 입증하다.. 김남길
올 하반기 최고의 인기 드라마였던 MBC '선덕여왕'의 방송을 앞두고 김영현·박상연 작가는 "김남길은 비밀병기"라고 버릇처럼 말했다. 그때까지 김남길은 영화 '미인도', '공공의 적', '모던보이' 등을 통해 가능성을 보이긴 했지만, 주목받는 톱스타는 아니었다. 그러나 김남길은 보란 듯이 제작진의 기대를 증명했다.
'선덕여왕'의 중간, 갑작스레 나타난 비담 김남길은 첫 등장만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순수함과 광기, 극단을 오가는 캐릭터도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 김남길의 존재를 분명하게 각인시켰다.
앞으로 김남길은 비담의 난을 통해 '선덕여왕'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에도 그의 숨 가쁜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곧바로 앞서 촬영한 영화 '폭풍전야'가 개봉을 앞뒀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그에게 각종 출연 제의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 남자의 저력.. 이병헌
지난해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에서 광기어린 악역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이병헌은 올 한해 활동 영역을 한층 넓혔다. 할리우드 영화 출연작 'G.I.조'로 여름 박스오피스를 흔들었고, 조쉬 하트넷·기무라 타쿠야와 함께한 글로벌 프로젝트 '나는 비와 함께 간다'로 부산영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연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시작한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저력을 과시했다.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첩보원 김현준으로 분한 이병헌에게는 연일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대작 드라마의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지고도 기대에 어긋남 없는 열연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헌은 연말 KBS 연기 시상식의 유력한 후보로도 점쳐지고 있다. 차기작은 내년 초 촬영에 들어가는 'G.I.조'의 후속편. 한국을 넘어선 이병헌 바람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