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유혹'은 과연 성공한 드라마일까.
SBS 일일극 '천사의 유혹'(극본 김순옥 연출 손정현)이 22일 21부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천사의 유혹'은 여러 면에서 의미 있는 드라마로 남을 전망이다. '막장' 논란을 불렀던 '아내의 유혹' 연장선상에서 비록 '아내의 유혹'만큼은 아니지만 나름의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일단 '김순옥표 드라마'가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전작 '아내의 유혹'에서와 같이 김순옥 작가는 '천사의 유혹'에도 빠른 전개와 드라마틱한 전개라는 그만의 독특한 특징을 잘 녹여냈다.
'아내의 유혹'을 통해 엄청난 극 전개 속도에 당황스러움을 겪었던 시청자들은 이제 더 이상 빠른 드라마에 당황하지 않는다. 이에 더해 '막장' 논란도 전작만큼이나 크지 않았다. '아내의 유혹' 이후 '밥줘' 등 더 심한 '막장드라마'들이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선보인 덕(?)이다.
'천사의 유혹'의 가장 큰 성공은 새로운 드라마 시간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그간 '9시뉴스' 시간대라는 인식이 강했던 오후 9시 방송 시간대에도 드라마가 성공 가능하다는 점을 '천사의 유혹'은 20%가 넘는 시청률로 증명해 보임으로써 새로운 드라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오후 9시 '전통의 강자' KBS '9뉴스' 마저도 시청률 면에서 6%이상 격차를 벌리면서, SBS는 새로운 드라마 시간대 창출과 경쟁사 뉴스 견제라는 이중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천사의 유혹'은 그러나 달콤한 열매만을 얻은 것은 아니다.
'아내의 유혹'의 성공 코드를 따라 성공한 드라마가 됐지만 그러한 성공 코드들은 곧 약점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배신→변신→복수라는 이 코드가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에 이어 얼마나 더 성공을 보장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시청자들의 '익숙함'은 언제든 '지루함'이나 '식상함'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천사의 유혹'은 일단 성공한 드라마다. 하지만 또 다른 '유혹'이 또 다시 성공을 거둘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