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문 영진위원장 "성과보다 시스템복원이 과제"

[2009 영화인 빅3 릴레이 인터뷰]②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9.12.2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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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국영화계는 수많은 영화인들이 새롭게 조명 받고 또 쓸쓸이 퇴장했다.

스타뉴스는 다사다난했던 2009년 한국영화를 뒤돌아보며 가장 주목받은 영화인을 꼽았다.


영화배우 하지원. 그녀는 TV 드라마에선 그동안 호평을 받아가며 캐릭터를 쌓아왔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TV에서만큼 진정성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랬던 하지원은 올해 '해운대'와 '내사랑 내곁에'로 스크린에서 우뚝 솟았다. 하지원이 대종상에 후보로 오르지 못한 게 논란이 될 만큼 그녀는 올해 관객들에 큰 사랑을 받았다.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 그는 지난 9월 한국영화 정책을 진두진휘하는 영화진흥위원장으로 위촉됐다. 강한섭 전임 위원장이 지난 7월 중도하차한 뒤 영화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과연 그 자리를 누가 맡을 지였다. 취임한 지 3개월, 조 위원장의 생각을 물었다.

'쌈마이' 감독 취급을 받다가 천만명을 웃고 울리는 감독으로 재조명받은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그는 올해 부일영화상에서 데뷔 이래 첫 감독상을 수상했다.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취임 3개월을 맞으며 2009년을 마무리한다. 그가 한국영화정책을 이끄는 수장으로 취임한 것이 지난 9월.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영진위는 지난 6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를 받았고, 강한섭 위원장은 7월 그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임시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영진위를 이어받은 조희문 위원장에게는 기대와 우려가 함께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10년을 준비하는 지금, 영진위는 주위의 우려를 씻고 비교적 안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극한 대립까지 갔던 노조와의 불화도 가라앉아 이제는 잠잠해진 상태다. 최근 영화담당 기자들과 있었던 간담회에 참석한 조희문 위원장은 "워낙 바닥을 친 상태에서 들어와 덕을 좀 봤다"는 우스갯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조희문 위원장은 "각종 소란이 있었고 파란이 있었지만 연말을 맞은 지금은 덜 소란하다. 다행히 한국영화 시장이 역사상 가장 활황이라고 하고 영화진흥위원회 내부도 보다 안정을 찾았다"고 지난 몇 달을 돌이켰다. 조 위원장은 그러나 "아직 자만할 수준은 아니다. 분위기를 전환한 것이라고 봐 달라"라며 "뭔가 성과로 평가받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겸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영진위 관계자는 조희문 위원장이 내부의 신임을 얻은 데는 여타 기관장들처럼 취임과 함께 자기 사람을 요직에 앉히는 대신 스스로 대화를 시도한 점이 컸다고 귀띔했다. 조 위원장은 "영진위의 주체는 일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위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잘 하면 된다"며 "노조와 있는 대로 이야기를 하고 이해와 소통을 해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 취임 후 '해운대'가 3년만에 1000만 영화 진입에 성공했고, 극장을 찾는 관객의 수도 증가세를 타는 등 영화 시장은 활황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해결되지 않은 오랜 문제들도 있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현장 영화인 임금 수준과 고질적인 임금체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고, 영화 '집행자' 측은 작은 영화에 더 타격을 입히는 교차상영 문제를 다시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조 위원장은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영진위는 해결사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는 있다. 영진위와 영화인이 뜻을 모을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내 임기 내에 뭔가 업적을 남기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며 "성과보다는 시스템을 복원하는 것이 나의 과제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 위원장은 "영진위의 사업은 영속성이 있어야 한다. 앞서 진행되던 일을 잘 조율하려고 한다"며 "전체가 같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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