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아이드걸스, 빅뱅, 2AM, 2NE1(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제아, 미료, CL, 지드래곤, 길, 큐리, 칸…
이런 아리송한 이름들은 모두 현재 활약하고 있는 유명 가수들의 이름이다. 당연히 본명은 아니다. 그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예명'일 뿐이다. 하지만 어느덧 대중에게 익숙해진 이 이름들은 이제는 본명보다 더 본명 같은 이름이 되어버렸다.
'성명학'이라는 학문이 있을 정도로 이름은 개인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주인공 김삼순이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개명 신청하려 했던 노력은 많은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하물며 수많은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이 목표인 연예인에게 이름은 두말할 것 없이 중요한 문제다. 채연, 노유민 등 일부 가수들은 자신의 예명으로 개명한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가수들에게 자신의 본명을 잊고 살게 만든 예명에 담긴 뜻은 뭘까. 예명은 어떻게, 누가 만드는 걸까. 최근 활발하게 활동 중인 가수들의 재미난 예명을 종류별로 분류해봤다.
이름만 살짝 바꿨을 뿐인데
2NE1의 CL,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 빅뱅의 지드래곤, 슈퍼주니어의 신동, 리쌍의 길, 솔로가수 길미 등은 본래 자신의 이름에서 한 자를 빼거나 한 자를 더하거나 혹은 이름의 일부를 센스 있게 바꿔 예명을 만든 가수들이다.
CL은 본명인 '채린'의 영문 이니셜을 따와 지은 이름이다. 지드래곤은 본명인 '지용'에서 '용'을 영어인 '드래곤'으로 바꾼 것. 가인은 본명인 '손가인'에서 성을 버렸고 신동과 길미는 각각 본명인 신동희와 길미연에서 끝 글자를 떼어낸 경우다. 길 역시 본명 길성준에서 성만 남겼다.
별명이 예명 됐네
티아라의 큐리는 귀엽고 예쁘다는 영어 단어 '큐티'와 '프리티'의 합성어다. 학창시절 친구들이 큐리에게 붙여준 별명이 그대로 예명이 됐다. 브아걸의 미료는 본명인 '조미혜'와 비슷한 발음 때문에 생겼던 별명 '조미료'에서 '조'를 뗀 이름이다.
마이티마우스의 상추와 쇼리 또한 별명이 예명이 된 경우. 상추는 본명 이상철과 비슷한 발음으로, 쇼리는 작은 키를 의미하는 '쇼티(shorty)'를 부드럽게 발음한 단어로 각각 예명을 지었다.
이름은 나의 목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제아는 '제일 아름다운 목소리'의 줄임말, 나르샤는 '날다'는 뜻의 순 우리말 단어다. 둘 다 최고의 가수가 되고 싶다는 의지가 담긴 예명이다.
최근 데뷔한 신예 아이돌 포커즈는 4명의 멤버 중 3명이 예명을 사용한다. 리더인 진온은 '엔진을 켜다(on)'는 뜻이고 칸은 황제라는 뜻 외에도 영어 KAN을 사용, 아시아 신예의 왕(King of Asian New star)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설운도의 아들로 유명세를 탄 이유는 본명 이승현에서 성 '이'와 유일하다는 뜻의 한자 오로지 유를 사용, 유일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이다.
깜찍한 외모로 사랑받고 있는 고교생 가수 아이유의 본명은 이지은. '아이유'는 영어 나(I, 아이)와 너(You, 유)의 합성어로 '나와 네가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보너스…예명 같은 본명은?
가장 예명으로 오해 많이 받은 본명을 가진 가수는 2NE1의 산다라박이 아닐까. 산다라는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의 아명에서 따온 이름으로 순 우리말이다. 손담비 역시 데뷔 초기 '여자 비'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예명으로 오해 받았지만 본명이다.
2AM의 임슬옹은 '슬기롭고 옹골차다'는 뜻으로 본명이다. '구하라를 구하라'라는 말장난으로 데뷔 초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카라의 구하라 역시 본명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