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영애와 나, 너무 달라 힘들었다"(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01.2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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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사진제공=tvN>


tvN 다큐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가 오는 29일 방송 100회를 맞는다.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처음이다. 비정규직에 못생기기까지 한 30대 노처녀 '이영애'의 '막막한 인생'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고, 4년 넘게 이어지면서도 꾸준히 2~3% 시청률을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중심에는 '영애' 김현숙이 있다. 지난 2007년 4월 시즌1부터 함께 했던 김현숙은 어느덧 시즌6까지 오게 됐고, 100회를 꼬박 채웠다. 그 사이 비정규직이었던 영애는 정규직으로 '신분상승'을 이뤘고, 대리가 됐다.


27일 열린 '막돼먹은 영애씨' 100회 기념 '막쏘는 오겹살 파티' 현장에서 김현숙을 만났다. 이날 현장에는 10대에서 50대까지 50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참석했다. 아들 손을 잡고 온 여성도 있었다.

"정말 궁금했어요. 소위 말하는 '막장 드라마'가 넘치는 안방극장에서, 우리 드라마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과연 누굴까 하고요. 오늘 여쭤보니 어색하지 않고, 적대감이 없어서 좋다고들 하시더라고요. 괴리감이 없대요."

그렇게 말하는 김현숙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이날 김현숙은 40개가 넘는 테이블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시청자들과 얘기를 나눴다.


김현숙은 "사실 100회에 대해 의식을 못하고 있었다"며 "제작진이 알려줘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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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8시 서울 발산동 강호동678에서 열린 '막돼먹은 영애씨' 100회 기념 '막쏘는 오겹살파티'에서 김현숙 등 출연진과 이날 초대 받은 시청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tvN>


김현숙에게 '막돼먹은 영애씨'는 무엇일까.

"사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영애는 자신을 막 비하하는 타입이잖아요. 저는 안 그렇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제 자신을 사랑하는 편이라 영애에 공감할 수 없었죠. 작가가 이 세상에 영애와 딱 맞아 떨어지는 사람은 없다며 설득했어요. 배우인 이상, 진정 그 입장이 돼보자고 달려들었죠."

김현숙은 "처음에는 부담감도 있었는데 주·조연을 떠나 자기 몫들을 너무 열심히 해줬다"며 이제 햇수로 4년째인데 타이틀 롤이 저라고 해서 저 혼자 이끌어 가는 게 아니라 조연들이 바위 같이 버텨줬기에 가능했던 일이다"고 100회까지 함께 한 출연진에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김현숙은 "이제는 시즌이 끝날 때마다 우울증이 찾아 올 정도로 영애에 푹 빠져있다"며 "영애가 김현숙인지, 김현숙이 영애인지 헷갈린다"고 했다.

대학(경성대)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한 김현숙은, '영애씨' 이전에는 '출산드라'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출산드라'에서 김현숙은 '먹다 지쳐 잠이 들면 축복을 주리니~'와 같은 '주옥같은' 유행어를 남기며 날씬한 것만 좋아하는 세태에 '경고'를 날렸다.

김현숙은 "'영애씨'로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것이 걱정되지 않냐"고 하자 "그렇게 하면 사실 아무 것도 못한다'며 "대중에게 보여줄 것은 여전히 많다. 소재가 고갈될까 두렵기도 하지만 자신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개그콘서트' 같은 스탠딩코미디에 여전히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또 한 번의 터닝포인트에요. 제 인생에 한 획을 긋는 드라마입니다. 어떻게 보면 족쇄가 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이 더 크죠."

그럼 '영애씨'는 진짜 이영애를 만나봤을까. 김현숙은 "2007년 춘사영화제에서 이영애씨와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며 "어색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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