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무도', "참 쉽게 섭외한다" 내부 비난

[발굴! 무한도전 탄생비화]①박명수, 무모한도전 탈락후 공황상태

김겨울 기자 / 입력 : 2010.02.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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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도전'의 첫 방송,황소 줄다리기 편(2005.4.23)


'예능의 바이블' MBC '무한도전'의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캐릭터, 포맷, 미션, 편집까지 매번 혁신적인 도전으로 재미 뿐 아니라 감동까지 안겨주고 있는 '무한도전'. 2007년 MBC 연예대상 '무한도전'멤버 전원이 대상 수상, 2009년 'MBC 연예대상' 유재석 대상 수상, 4년 연속 최고프로그램 상 수상 등의 영예에 빛나는 '무한도전'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05년 4월, MBC '토요일'의 권석 PD는 유재석이란 MC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어떤 프로그램이 이 MC와 만났을 때 가장 시너지가 날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권 PD에게 유재석은 몇몇 연예인들을 모아 도전하는 류의 리얼 버라이어티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과거 유재석은 이범수 유승준 등과 함께 '동거동락'이라는 리얼 버라이어티를 진행해 성공한 바 있기에 권 PD는 주저하지 않고 "OK"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몇 명의 연예인을 모았다. 당시 신예로 주목받고 있던 정형돈과 노홍철, 거기에 표영호, 게스트로는 이정이 합류해 황소 끌기에 도전했다. 그게 '무한도전'의 전신인 '무모한 도전'의 첫 회였다. 2회 때는 느릿느릿한 이병진이 합류하고, 4회 때는 게스트로 출연했던 박명수가 출연진으로 입성했다.

이들은 '개와 수영 대결', '지하철과 달리기 대결', '목욕탕 물 퍼내기' 등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전들을 감행했다. 당시 시청자들은 "도대체 무슨 도전이냐", "전파 낭비다"라며 비판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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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도전'박명수와 함께 한 '목욕탕 물 채우기'(2005.6.25)


권 PD는 당시를 회상하며 "'토요일'의 세 코너 중 한 코너로 탄생해 여유가 있었다. 지금이라면 그렇게 기다려주지 않을 것 같다. 그런 것도 '무한도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행운이라면 행운이었을 것"이라며 "지금 순혈로 불리는 노홍철과 정형돈은 첫 회부터 등장했다. 정형돈은 지금은 안 웃긴 캐릭터로 자리 잡았지만, 그 때는 빵빵 터졌다. 첫 녹화 후 가장 만족스러웠던 캐릭터였다"고 했다.

2달여 출연하고 하차한 박명수에 대해 권 PD는 "나는 좋았는데 당시 윗분들이 그런 개그를 안 좋아했다. 뜨기 전이라 그랬는지 나보고 '섭외 참 쉽게 한다'고 하더라"며 '호통 개그'에 대한 압박이 있었음을 드러냈다.

사실 박명수는 1993년 MBC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한 후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나타내지 못했다. 당시에도 큰 활약을 보이지 않았지만 방송가에서는 뒤풀이에서는 가장 웃긴 개그맨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날렸다고.

한 PD는 "박명수는 클럽에 가서 여자들을 만날 때도 호통을 치곤했다. '야야야. 너희들 누가 이거 먹으래' 이런 식으로 하면 여자들이 재밌어서 쓰러졌다"며 "단연 가장 인기 있는 남자였다"고 추억했다.

결국 박명수의 진가를 알아본 김태호 PD 덕분에 회생할 수 있었지만, 박명수는 '무모한 도전'에서 탈락된 후 공황 상태에 빠졌다. 그는 경쟁 프로그램인 KBS2TV '스펀지'에 출연하며 소심한 복수를 해 두고두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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